"日 상아시장 폐쇄 안하면 코끼리는 계속 죽임 당할 것" 비판 쇄도

[일본어판 위키피디아 캡처]

일본이 아프리카코끼리 상아 밀수의 온상이라는 비판이 제기돼 일본이 관련 국제회의에서 고립되는 상황에 처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29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17∼28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멸종 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 국제회의에서는 일본이 자국 내 상아 거래를 금지하지 않아 상아 밀수의 온상이 되고 있다는 비판이 잇따라 나왔다.

CITES는 멸종 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의 거래를 규제하는 국제 조약으로, 체결국은 2~3년에 한 번씩 국제회의를 열어 새로운 거래 금지 대상을 결정한다.

상아는 1989년 국가 간 거래가 금지됐으며 직전 회의인 2016년 회의에서는 국내 시장의 유지가 코끼리 밀렵과 상아의 불법 거래에 기여하고 있다는 판단에서 체결국들이 자국 내 시장을 폐쇄해야 한다는 결의를 채택했다.
 

상아로 만든 제품을 소개한 일본의 한 인터넷 사이트 [연합뉴스]

이런 결의가 나온 뒤 세계 최대 상아 거래시장을 가졌던 중국이 자국 내 상아 시장의 폐쇄 방침을 밝혔고 싱가포르, 이스라엘, 호주 등도 같은 방침을 표명했다.

하지만 도장 소재나 악기 부속품으로 상아를 활발하게 사용하고 있는 일본은 ‘국내 거래와 밀수는 관계가 없다’고 주장하면서 국내 시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번 회의에서 케냐 정부의 대표는 “일본의 상아 시장이 위법 거래와 관련된 것은 명백하다”며 “시장이 폐쇄되지 않는 한 코끼리는 계속 죽임을 당할 것이며 아프리카의 보물은 사라질 것”이라고 일본을 비판했다.

일본 정부에 대한 비판은 브루키나파소 등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로부터도 쏟아졌다. 케냐와 에티오피아 등 9개국은 조약 체결국 모두 상아의 국내 거래를 원칙적으로 금지하자는 결의안을 제출했는데, 이 결의안에도 일본을 지목해 “자국 내 거래 관리가 불충분하다”는 지적이 담겼다.

이런 결의안은 일본 등의 반대로 결국 통과되지 못했고, 대신 회의에서 참가국들은 자국 시장의 상아 위법 거래를 막을 대책을 상설위원회에 보고하기로 합의했다.

국제자연보호연합(IUCN)에 따르면 1979년 134만 마리였던 아프리카코끼리의 개체 수는 1987년 74만 마리, 2015년 41만5천 마리로 줄고 있다.

아프리카코끼리의 감소를 놓고는 중국과 일본의 상아 수요 증가로 인해 아프리카에서 밀렵이 횡행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연합
연합 kb@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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