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동 문화기획가 겸 일상의문화연구소장

‘뮤지컬 깨어나는 전설-바데기는 왜 만들었을까?’

너무 기대가 컸었나? 공연은 빛나는 대리석의 로비와는 달랐다

전반전(1막), 깨어있긴 했으나 지루하고 식상하다

방짜유기 홍보극인가? 명절특집 꽁트인가? 아리송하다

깨어있는 관객으로 후반전(2막)을 기대했으나 결국 자살골 먹은 기분이다

창작뮤지컬인데도 새로운 건 없었다 많은 장면이 클리세다.

방짜유기가 소재다 “대구의 관광지와 문화예술회관의 또 다른 역할을 알리고 싶었다”(이하 따옴표는 연출노트)고 한다 그 역할이 무언지 궁금하다. 무엇을 이야기하려고 했을까?

평범한 청년이 가진 유기장에 대한 꿈? 단련의 시간이 지나면 그 무엇도 될 수 있는 내일의 꿈? 유씨공방의 도움으로 악귀를 물리치고 임금의 건강을 회복한다는 권선징악? 무진과 덕이의 사랑? 방짜유기기술의 우수성? 글쎄다.

무진의 스펙터클한 성장기는 보이지 않았고 “스펙터클의 최고치를 보여줌과 동시에 팔공홀의 밝은 미래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은 장면”이라는 나례연은 재해석 되지 않고 그냥 재현되다 보니 민속경연대회나 전국체전 개막공연을 떠올리게 한다.

초대형뮤지컬이란 홍보문구도 거슬린다. 무대 후면을 활용한 장면도 어설프고 팔공홀이 최첨단으로 리모델링되었다는 것을 보여 줘야 한다는 강박만 엿보인다.

몸서리쳐지는 갈등도 사이다 같은 반전도 보이질 않는다. 건강을 회복한 임금이 상을 내리는 장면에서는 헛웃음이 나온다. 주 관객층을 누구로 상정했길래…그만큼 스토리텔링은 진부했고 뮤지컬 보는 재미를 안겨 주는 노래와 안무 역시 밋밋하다.

모든 작품이 그렇듯 소재선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기념공연은 더욱 그렇다. 방짜유기박물관에서 소재를 찾은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일까? 방짜유기박물관이 문화예술회관의 산하기관이어서? 모처럼 대구시립예술단 4개 단체가 힘을 모아 만든 작품이 그 빛을 발하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깝다.

종합예술장르에 적합한 공연장으로 탈바꿈했다고 자랑하는 팔공홀의 힘찬 미래란 어떤 것일까? 대구문화예술회관의 케치프레이즈 ‘대구문화의 중심 대구예술의 미래?’는 어떤 모습이며 어떻게 만들어가야 할 것인가? 좀 더 치열한 고민과 세밀한 연구가 필요해 보인다. 문제를 드러내는데서 부터 희망은 싹트기 시작한다. 이제부터가 시작이고 새로운 시작은 차가운 자기반성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 글은 비평이 아니다. 워낙 비평문화가 척박한 대구의 반성을 촉구하는 또 다른 자기 반성문일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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