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의가 시작되기 전 자료 노출을 우려해 뒤로 물러서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연합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법적시한인 2일 무산되고 청와대가 3일 국회에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임명 강행 수순에 돌입하면서 여야의 공방이 격렬해지고 있다.

여야가 ‘가족증인’ 채택과 청문일정 연기 문제를 놓고 접점을 찾지 못하는 가운데 자유한국당이 이날 가족 증인 철회 카드를 꺼내며 청문회 일정 조정을 시도하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시간끌기’ 전략으로 보고 일정 재연기 불가 입장으로 맞섰다.

이런 가운데 조 후보자가 이날 오후 3시 30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자청하며 직접 ‘대국민 소명’ 기회를 가지면서 여야 간 공방은 더욱 가열되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한국당의 가족 증인 채택 문제로 청문회 일정이 차질을 빚은 것에 대한 공세를 벌였다. 한국의 가족 증인 요구에 패륜적이라고 비판하면서 이날부터라도 당장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고 몰아세웠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국회 최고위에서 가족 증인 채택 및 일정 연기 불가론을 반복한 뒤 “조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합의대로 오늘부터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맥락에서 민주당은 ‘가족 증인을 양보하되 청문회는 5일 이후에 개최하자’는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의 제안에 대해서도 ‘수용 불가’ 입장을 밝혔다.

당 관계자는 “사리에 안 맞는 가족 증인 채택을 포기한 것은 다행”이라면서 “그러나 청문회 일정을 다시 연기하는 것은 절대 안 된다”고 말했다.

홍익표 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법으로 정한 절차 무시하며 정치 공세에만 몰두하며 청문회를 무산시킨 한국당에 강한 유감으로 일련의 법적 절차에 따른 임명 불가피하다”면서 “조 후보자의 본인 여러 의혹 관련 국민에게 소상히 밝힐 기회를 후보자 요청이 있고 오늘 중으로 그런 기회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당은 전격적으로 가족 증인 카드를 양보하고 청문회 일정 재조정을 시도하면서 여당을 압박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이 이야기하는 사랑하는 아내와 딸, 어머니를 양보하겠다. 가족 증인을 모두 양보할 테니 오늘 의결해서 법대로 청문회를 하자”면서 “오늘 청문회에 대해 의결하면 오늘로부터 5일이 경과한 이후에 인사청문회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의 제안은 증인 출석을 강제하기 위해서는 국회법상 청문회 5일 전에 이를 의결해야 하는 만큼 이를 연결고리로 청문회 일정 재조정을 압박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청와대의 재송부 요청에 앞서 나온 것으로 재송부 기간을 최대한 확보하겠다는 의도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는 청문회 무산에 따른 책임을 여당에 넘기기 위한 차원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나 원내대표는 “인사청문회를 의도적으로 깨고 보이콧한 것은 민주당”이라고 비판했다.

한국당은 ‘대입제도 전반을 재검토해달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전날 발언도 “조국 물타기”라고 비판하면서 특검과 국정조사 카드도 재언 급하면서 여권을 압박했다.

바른미래당도 청문회 일정 재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나 원내대표가 가족을 증인명단에서 제외하자고 제안했는데 그렇게 해서라도 인사청문회가 열릴 수 있다면 동의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바른미래당도 문 대통령의 ‘대입 제도 전반 재검토’ 비판에 가세했다.

이날 여야 원내대표는 한국당의 정기국회 별도 대응 입장에 따라 정기국회 일정은 합의했다.

이런 가운데 조 후보자는 이날 오후 3시 30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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