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부터 3년 연속 원인 미상 악취 발생…학생들 불안 가증

2일 오전 대구 북구 침산동 한 여자고등학교 강당에서 조회 도중 원인 미상 가스가 발생해 학생과 교직원 등 10여 명이 가스 냄새를 맡고 쓰러지거나 구토증세를 호소했다. 현장에 출동한 소방당국과 대구지방환경청 등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강당에 잔여 가스 확인과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박영제 기자 yj56@kyongbuk.com
대구지역 한 고등학교에서 수년째 악취로 학생들이 고통받고 있지만 원인조차 확인되지 않고 있다.

2일 오전 10시 49분께 북구 침산동 경상여고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악취로 총 74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경상여고는 교장 이취임식 중 타는 듯한 매캐한 냄새가 발생, 7명의 학생이 우선 병원으로 후송됐다. 해당 학생들은 병원 치료를 받은 후 학교로 돌아왔지만 이후 비슷한 증상을 호소하는 학생들이 늘어 이날 오후 2시 50분 현재 총 74명이 옮겨졌다.

학교 측은 소방당국의 안전대책에 따라 피해 학생이 많은 2학년을 제외한 1·3학년은 우선 귀가 조치시켰다.

강당 2층에 있던 2학년 학생이 많은 피해를 입어 학교에서 대기해 상태를 관찰한 후 이상이 있으면 바로 병원으로 이송했다.

소방당국은 오후 4시께 열린 사고 현황브리핑에서 ‘원인을 찾을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학교, 대구시교육청, 가스공사, 환경부 등 토론한 후 세 가지 경우로 원인을 추측했다.

학교 인근에 있는 3공단에서 흘러온 배기 매연, 신관 4층 강당 아래에 있는 3층 화학 ·생물 준비실의 화약품, 강당 내 에어컨 프레온 가스 등이다.

하지만 화학 준비실의 내부에서 가스가 검출됐지만 인체에 유해한 수치가 아니었고, 준비실 외부인 복도에는 가스가 검출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3공단에서 발생한 매연의 경우 이날 출근한 교직원이 행사 이전에 냄새를 맡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마저도 소방당국과 환경부가 이날 실시한 검사에서 인체에 해로운 가스가 검출되지 않는 등 원인 규명이 이뤄지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경상여고는 지난 2017·2018년에도 원인 미상의 냄새가 발생했던 만큼 학생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6월 북구청과 시 교육청이 함께 학교 주변에 악취 관리대책을 세웠지만 다시 악취가 발생하면서 무용지물이 됐다.

학교 주변 사업소 131개의 방지시설을 조사한 결과 우수 업소 98개, 일반 업소 30개, 2년간 1회 이상 적발된 중점등급이 3개 업소였다.

이에 따라 공장지대에서 발생했다고 단정 짓기 힘든 상황이다.

구청은 악취 포집기를 통해 총 23회에 걸쳐 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를 맡겼으나 공기질이 적합하다는 결과를 받는 등 원인 규명이 이뤄지지 않았다.

교육청 관계자도 이날 브리핑을 통해 지난해 6월 이후 공기 순환기 36대와 공기청정기를 100대 배치하고 주 1회마다 악취 포집기로 관리해 공기질에 지적사항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결국 관계당국은 지난 2017년부터 3년 연속 악취가 났음에도 원인조차 파악하지 못한 셈이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이날 사고는 내·외부적인 원인을 모두 열어놓고 조사를 했으나 결국 정확한 이유를 확인할 수 없었다”며 “구청 등과 협의해 외부적인 요인이 원인이 됐는지 다시 조사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시 교육청과 구청은 내부에 원인 없는 만큼 외부 원인을 찾기 위해 공장 일대 업체를 대상으로 공기질 검사 등을 다시 점검할 계획이다.김현목 기자 hmkim@kyongbuk.com

조한윤 기자
조한윤 기자 jhy@kyongbuk.com

소방, 경찰서, 군부대, 시민단체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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