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차례 현장 검사에도 못 찾아…인근 주민들 반응도 서로 달라

3일 오전 10시께 대구 침산동 경상여고 일대에서 소방당국이 가스 유출 여부를 검사했지만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북부소방서
3일 오전 10시께 대구시 침산동 경상여고 일대는 소방당국이 출동해 가스 측정 검사하고 있었다.

이날 오전 9시 34분께 한 시민이 평소 출근길에 이용한 경상여고 인근 도로에서 지난 8월 말부터 냄새가 났었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기 때문이다.

경찰과 소방당국과 함께 현장 방문해 30여 분간 2차례 검사한 결과 어떠한 것도 검출되지 않았다.

앞서 지난 2일 경상여고에서 발생한 악취 사고는 다음날까지 영향을 미쳤다.

사고 당일 병원으로 옮겨진 74명에 포함됐던 8명과 새로 증상을 호소하는 3명 등 총 11명이 3일 결석한 것이다.

관계 당국이 정확한 악취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주변에 있는 3공단이 유력한 원인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현장에서 만난 인근 주민들의 반응은 서로 달랐다.

경상여고 강당이 있는 신관 4층과 높이가 비슷한 인근 아파트에 거주하는 주민은 이전부터 냄새가 났고 입을 모았다.

이현정 씨(34·여)는 “평소 창문을 열어놓으면 무언가 타는 듯한 냄새가 났다”고 확신했다.

20여 년을 넘게 이 아파트에서 거주한 노모씨(66·여)씨와 60대 남성도 해당 원인 모를 냄새가 심해 불편을 겪는다고 보탰다.

기름이나 비닐을 태우는 듯한 냄새가 비정기적으로 난다는 것이다.

노 씨는 “여름에는 문을 열고 있기 힘들 정도로 냄새가 심하다”며 “새벽에 깨서 거실에 있던 중 인근 공장에서 연기가 올라오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다만 주기적으로 냄새가 났다는 주민들조차 지난 2일 사고 당일에는 냄새가 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악취로 불편을 겪은 적이 없다는 주민도 있었다.

아파트에 20년째 거주하며 학교 인근에서 문구점을 운영하는 박 모씨(53·여)는 공단에서 냄새가 넘어왔다는 이야기에 의문을 제기했다.

박 씨는 “3공단에서 냄새가 왔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그렇다면 주변 상인들과 아파트 주민 모두 냄새를 맡았을 텐데 그런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자신의 딸이 4년 전 경상여고를 졸업했다는 한 50대 여성은 이 아파트에서 악취로 불편을 겪은 적이 없으며, 딸도 재학 당시 냄새가 나는 사고가 없었다고 돌아봤다.

북구청은 학교 측이 처음 민원을 제기한 지난 2017년을 포함해 이번 사고까지 학교 인근 주민들이 냄새로 인한 민원을 제기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7년 당시 3공단 지역을 포함해 사업소를 점검했으나 이상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5월부터 수능 이후까지 23회에 걸쳐 학교 운동장에서 수동악취 포집기를 통해 공기질을 측정했지만, 오염 수치가 나오지 않았다.

구청 관계자는 “경상여고 옆 아파트와 주택지는 공장지대로 미세한 매연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인근 아파트 혹은 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한 사례는 없었으며, 냄새로 인한 관련 민원은 오직 학교에서만 들어왔다”고 말했다.

조한윤 기자
조한윤 기자 jhy@kyongbuk.com

소방, 경찰서, 군부대, 시민단체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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