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웅래 "56% 수도권 편중 여전…통신 당국 관리·감독 강화해야"

지역별 5G 기지국 준공신고 현황.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앙전파관리소, 노웅래 의원실 제공
포항에 사는 김모(32)씨는 최근 새로 장만한 5G 스마트폰을 꺼낼 때마다 후회가 막심하다.

5G가 기존에 사용하던 LTE에 비해 20배 빠르다며 통신사들이 앞다퉈 광고했지만 김씨는 이를 체감할 수 없기 때문.

집에서 여유롭게 5G의 속도를 즐기는 것은 고사하고 신호 자체가 잡히는 곳이 얼마 없어 답답함만 쌓인다.

김씨는 “비싼 가격을 주고 스마트폰을 샀더니 바꾸기 전과 달라진 게 없다”며 “영일대 해수욕장 일부 구역을 제외하면 5G 신호를 잡아본 적 없어 돈만 낭비한 기분”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전국에 구축된 5G 기지국이 8만 곳에 달하는 가운데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몰려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북·대구에 설치된 기지국은 전체의 약 7%에 불과해 기지국 편중 현상이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5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노웅래 위원장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앙전파관리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일까지 구축된 기지국은 LG유플러스 3만282국, KT 2만7537국, SK텔레콤 2만1666국 등 모두 7만9485국이었다.

하지만 이들 5G 기지국 가운데 수도권에 설치된 곳은 4만4325국으로 전체의 55.8%를 차지하는 반면, 경북과 대구에는 5763곳(경북 2250곳·대구 3513곳)으로 전체의 7.2%에 불과했다.

통신사 별로 보면 경북은 LG유플러스 기지국(1264곳), 대구는 SK텔레콤(1655곳)이 가장 많았고 KT 기지국은 경북 134곳, 대구 275곳으로 가장 적은 수가 설치돼 있었다.

5G 수도권 편중 현상은 이동통신사들이 기지국 숫자 늘리기 경쟁에 돌입하면서 비교적 통신 인프라가 좋은 수도권에 기지국을 집중 설치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KT는 지난달 ‘5G 기지국 6만 곳 개통’을 발표한 가운데 해당 기지국 수가 과장, 이용자 기만행위라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송수신 장비를 모두 포함한 수치로 실제 기지국 수는 2만8000여국임에도 6만개로 표현, 이용자 혼선을 초래했다는 주장이다.

노웅래 위원장은 “KT가 5G 기지국 수를 과장해서 홍보하는 것은 명백한 이용자 기만행위”라며 “통신사의 기만적인 마케팅에 따른 이용자 혼란을 근절하기 위해 통신 당국이 5G 기지국 수와 품질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KT 측은 “처음부터 관련 장비를 포함, ‘국’이 아닌 장비 수로 표기해 문제가 없으며 부풀리기 의도는 없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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