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최초로 출시…가맹점 부족·홍보 미흡해 시장서 사용 어려워
충전된 금액의 현금 전환 불가·결제 방식 인식개선 등 해결 필요

스마트폰으로 거의 모든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요즘 지역 사랑 상품권도 모바일로 출시돼 눈길을 끌고 있다. 바로 모바일 영주사랑상품권 이야기다.

지난 7월 영주시는 전국에서는 처음으로 지류식(지폐방식의 기존 상품권)과 모바일 상품권을 출시했다.

특히 온누리 상품권과 같은 기존의 지폐 방식과 달리 스마트 폰을 활용한 모바일 상품권으로 출시됐다는 점이 크게 눈에 띄었다. 경북에서는 영주시가 처음으로 도입했다.

추석을 앞두고 지역사랑 상품권 사용이 늘어나는 시점에 스마트 폰을 활용한 지역사랑상품권 출시는 획기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정목 경북일보 기자가 직접 스마트 폰을 들고 모바일 영주사랑상품권 이용하기에 도전해 봤다.

모바일 영주사랑상품권 충전 후 잔액이 표시되는 모습.
우선 처음으로 모바일 영주사랑상품권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스마트폰에 ‘지역상품권 chak’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해야 했다.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나니 지역사랑상품권에 가입하기 위한 절차가 나왔다. 9월 8일 기준 모바일 지역사랑상품권을 운영하는 지방자치단체는 경기도 성남시·시흥시, 충북 제천시, 전북 군산시, 경북 영주시 등 5곳이었다.

영주사랑상품권을 선택한 뒤 상품권을 10% 할인(오는 20일까지 추석 할인)된 금액으로 구매하니 메인화면에 구매금액과 함께 남은 금액이 표시됐다.

영주시는 추석을 맞아 오는 20일 까지 모바일 영주사랑상품권과 지폐형식의 영주사랑상품권을 10% 할인해 판매한다.
모바일 상품권을 사용할 모든 준비가 완료됐다. 가까운 전통시장으로 나가봤다.

8일 정오 무렵 영주종합시장에는 추석 전 대목임에도 불구하고 태풍이 한바탕 휩쓸고 간 탓인지 시장 전체가 썰렁한 풍경이었다.

추석 대목을 앞둔 8일 오후 영주종합시장 풍경. 추석 전 주말이지만 이용객을 찾기 힘들 정도로 한산한 모습이었다.
물건을 고른 뒤 결재를 하기 위해 모바일 상품권이 담긴 스마트폰을 내밀었다. 단말기에 여러 번 스마트폰을 문지르던 상인은 난색한 표정을 지으며 결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모바일 영주사랑상품권으로 결재가 되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처음 듣는 결재방식이다”며 도리어 기자에게 “새로운 결재방식이냐”며 되물었다. 그러면서 “지폐 형식의 상품권은 봤어도 모바일 형식의 상품권은 처음 접하는 것”이라며 “여기서는 결재가 안 된다”고 말했다. 물건을 모두 제자리에 다시 내려놓고 스마트폰으로 모바일 영주사랑상품권 가맹점을 찾기 시작했다.

다행히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작은 나들가게가 가맹점으로 확인돼 발걸음을 옮겼다.

영주종합시장 한 나들가게에 붙어 있는 지역사랑상품권 사용 가능 가맹점 스티커.
영주종합시장에서 나들가게를 운영하는 방모(71)씨는 “몇 달 전 페이결제를 위한 시스템을 설치했는데 모바일 영주사랑상품권으로 결재하는 사람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결재방법도 잘 모른다고 말해 결국 기자가 직접 결재를 했다.

기자와 상인이 모바일 영주사랑상품권 사용을 위해 스마트폰 결재를 시도하고 있다.
그러면서 “지폐방식은 결제가 바로 눈으로 확인되지만 모바일은 결재됐는지 스마트폰을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 불편한 점이 있다”며 난색을 보였다.

다른 점포를 더 찾아가 모바일 영주사랑상품권의 사용 가능 여부를 물어봤지만 대다수의 점포에서 지폐형식의 상품권은 봤어도 모바일은 처음 듣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모바일 영주사랑상품권으로 결재한 뒤 화면.
스마트폰을 주로 활용하는 젊은 세대들도 모바일 영주사랑상품권은 처음 듣는 이야기라고 한다.

영주에 사는 강석민(남·23)씨는 “온누리상품권과 같은 지폐형식의 상품권이 있는지는 알지만 모바일은 처음 들었다”면서 “시민들이 잘 알 수 있도록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강진아(여·20)씨 역시 “영주에 모바일 상품권이 있었는지 처음 알았다”며 “구매 시 할인 효과가 있는 만큼 추후 홍보가 잘된다면 적극적으로 이용해 볼 예정이다”고 말했다.

지난 7월 지류식과 모바일 영주사랑상품권을 동시에 출시한 영주시는 총 1838개소의 가맹점을 확보해 지난 2일 기준 총 7억4046만 원의 상품권을 판매했다.

이 가운데 지류식은 5억9346만 원, 모바일은 1억4700만 원이 팔려 각각 전체 금액의 80%와 20%의 판매율을 기록했다.

영주시 일자리경제과 관계자는 “지류식 상품권과 달리 모바일 상품권의 경우 홍보가 부족하다는 점을 인지한다”며 “젊은 세대들을 대상으로 출시한 만큼 SNS 등을 활용해 모바일 영주사랑상품권을 적극 홍보하겠다”고 말했다. 또 “오는 20일까지 추석 맞이 10% 할인행사를 펼치는 한편, 다음 달 12일부터 20일까지 9일간 열리는 풍기인삼축제 기간에도 10% 할인행사를 통해 영주사랑상품권을 홍보하겠다”고 덧붙였다.

스마트폰을 통해 많은 일을 처리하는 시대에 모바일 지역사랑상품권의 도입은 환영할 일이지만 △모바일 지역사랑상품권 사용 홍보 △한번 충전된 금액은 다시 현금으로 돌려받을 수 없다는 점 △부족한 가맹점 △상인들의 결제방식 인식 개선 등은 모바일 지역사랑상품권이 정착되기까지 풀어야 할 과제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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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목 기자
이정목 기자 mok@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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