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헌정 유린, 위선자 조국 사퇴 국민 서명운동 광화문 본부’ 개소식 및 정당연설회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연합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추석 연휴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총선 행보에 시동을 걸 태세다.

취임 이후 지난 6개월여 동안 정치 신인으로서 당에 안착하는 기간이었다면 앞으로는 ‘황교안의 색깔’을 드러내며 총선 승리를 위한 구체적인 결과물을 내놓겠다는 것이다.

향후 황 대표의 행보는 정책 발표, 당 혁신안 발표, 보수대통합 추진 등 크게 세 갈래에 집중될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정책 행보를 보면 황 대표는 추석 연휴가 끝난 직후 경제대전환 정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날짜는 조율 중이지만, 잠정적으로 19일께 발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황 대표는 이 자리에서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비판하고, 지난달 당 대표 직속 기구인 ‘2020 경제대전환위원회’에서 마련한 ‘민부론’(民富論)을 핵심으로 하는 ‘황교안표 경제정책’을 발표한다.

민부론은 시장경제 원리의 회복, 투자혁신 성장정책 제고, 자유로운 노동시장 구축, 효율적인 작은 정부 역할, 지속 가능한 복지 추진 등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또 황 대표는 안보대전환 정책과 청년·여성 정책도 줄줄이 발표하겠다는 계획이다.

당 혁신안 발표도 황 대표가 역점을 두고 있는 분야 가운데 하나다. 여기에는 가장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공천 개혁안’ 등의 방안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황 대표는 당내 신정치혁신특별위원회가 제출한 혁신 과제를 기반으로 혁신안을 논의 중이며, 최종안을 내놓기까지 내부 검토를 좀 더 거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총선까지 7개월 남은 상황에서 먼저 공천개혁안을 꺼내 당내 분란을 확산시킬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한국당은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등 정치혁신 방안도 논의 중이다.

이와 관련해 황 대표는 지난 11일 추석 대국민 메시지를 통해 “경제대전환 방안, 안보대전환 방안 등에 대한 준비를 마쳐 가고 있다”며 “우리 당과 정치를 혁신하고 국민 대통합을 이끌어갈 새로운 방안들도 말씀드리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황 대표는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을 계기로 ‘반조 연대’를 형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여기에는 내년 4월에 치러지는 제21대 총선에서 보수진영이 분열하고 더불어민주당과 1 대 1 구도를 만들지 못하면 승리하기 힘들다는 절박감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황 대표가 지난 10일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조국 파면 국민연대’를 제안한 데 이어 보수 성향의 시민단체 대표들까지 만나며 정치권을 중심으로 거론되는 이른바 ‘보수대통합’을 성사시키려는 것도 이 같은 인식에서 나온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아직은 보수대통합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 ‘의문 부호’를 붙이는 시각이 적지 않다.

당장 황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마친 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를 만나 협력을 요청했지만, 손 대표로부터 즉답을 얻지는 못했다.

또 바른미래당 임재훈 사무총장은 지난 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반문(反문재인)·반조(反조국)’을 고리로 바른미래당과 한국당과의 통합 등은 가능하지도 않고 있을 수 없다”고 일축하기도 했다.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역시 ‘자유와 민주주의 침해에 연대하자’는 황 대표의 제안에 “그 관점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무엇보다 구체적인 통합의 방식을 놓고 각 진영이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고, 본격적으로 통합 작업에 들어간다고 해도 통합 대상인 유승민 의원 등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과 한국당의 친박(친박근혜)계 의원 사이에 감정의 골을 메우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황 대표가 보수대통합이라는 결실을 맺기까지는 상당히 복잡한 과정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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