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규채 대구경북연구원 경제일자리연구실장·연구위원
임규채 대구경북연구원 경제일자리연구실장·연구위원

최근 우리 경제는 제조업 수출부진과 내수부진 등이 지속되면서 투자 감소와 소비부진 등으로 성장률이 떨어지고 있다. 즉, 우리 경제의 성장률 하락은 가계의 실질구매력을 감소시켜 소비부진으로 이어지고, 내수감소는 다시 생산 감소로 순환되어 경기를 하방으로 누르는 압력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수출만 부진하다면 우리 경제는 내수시장으로 어느 정도 버틸 수 있겠지만 지금은 경기순환이나 실업률 지표에서 드러나듯이 내수시장도 동시에 부진한 장기 복합불황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차세대 수출 주력 아이템이 없고 새로운 수출동력 발굴에 시간만 많이 흘러가고 있다. 이보다 시급한 것은 노동시장 개선을 통해 생산성을 제고하여 형평성과 효율성을 균형 있게 높이는 방향으로 경제구조를 개선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그러나 현재 상황은 잠재성장률 1%대를 우려할 정도로 성장기반이 낮아져 있다. 이는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고령화 등 인구구조의 변화가 성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강화되었기 때문이다. 통계청은 우리나라의 생산가능인구가 향후 10년간 325만 명이 감소하여 잠재생산능력이 연평균 1% 수준에 근접할 정도의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경제성장률을 2% 중반으로 유지하려면 경제활동참가율을 크게 높이고 노동생산성 증가세가 현재 수준 이상을 유지해야 가능하다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2020년부터 경제성장률 1%대는 본격화되어 향후 약 10년간 지속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국내총생산은 2.2% 달성도 어려울 것 같다. 정부의 재정지출 효과에 따라 경제성장률이 좌우되는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이 1.1%로 나타난 것은 기저효과와 재정 투입 효과가 작용한 것이다. 이는 성장기여도를 보면 알 수 있는데, 정부부문의 기여도가 지난 10년간 최고 수준(2분기 1.3%p)에 도달했고 민간부문은 최근까지 역성장(-0.2%p)을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다 국내총생산(GDP)은 증가했으나 수출입가격 변화로 인해 무역 손익을 반영한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1분기에 비해 0.6% 감소하여 국민들의 체감소득과 생활 수준은 미끄럼틀을 타고 있는 상황이다.

국가 경제가 이러한 하향 기조를 보이는 상황에서 경북지역은 국내생산비중이 감소하고 실물경제를 반영하는 제조업 생산지수가 2017년 4분기에 소폭 상승한 이후 끝없이 하락하고 있다. 올해는 4% 중반 수준의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다. 생산의 지지대 역할을 하는 경제활동인구는 1분기까지 감소하였으나 2분기에는 60세 이상 고령층의 경제활동 증가로 갑자기 높아졌다. 이에 60세 이상 고령층의 고용률도 6.2%가 늘어났다. 지역경제의 중심역할을 하고 있는 30대와 40대의 고용률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음에도 마치 지표상의 고용여건은 호전된 것처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지역내총소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수출입 상황도 좋지 않다. 높은 환율로 수출 기업에게는 다소 긍정적인 여건임에도 불구하고 2분기 수출 감소세는 점차 확대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제조업 생산 부진은 고용, 재정, 교육, 복지, 산업, 국방 등 모든 부문에 영향을 미치고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을 크게 약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단순한 출산장려, 청년지원 등과 같은 정책은 이미 한계에 도달해 있다. 단기적으로 고령층의 생산활동 참여율을 높이고 장기적으로는 과거와 바뀐 것이 하나도 없는 대학교육을 실질적인 기업생산과 노동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개선해야 할 것이다. 경제성장 잠재력 개선을 위해 현재 우리나라가 생산가능인구와 제조업생산 감소를 대체할 수 있는 방향은 기술혁신, 노동생산성 향상, 고부가가치 산업육성, 수출시장 확대 등과 같은 생산부문에 집중한 정책이 최선일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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