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영상에 진보 대통령만 등장…역사 지우기·유공자 선정 논란
市 "의도적으로 뺀 것 아니고 유공자도 추천통해 심의·선정"
지역 정치권에선 피켓 시위도

지난 18일 열린 구미공단 50주년 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이 ‘희망의 볼 거치’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구미시
지난 18일 구미코에서 열린 구미공단 50주년 기념식이 역사 지우기와 유공자 선정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이날 구미국가산업단지 조성 반세기를 돌아보고 새로운 100년의 구미산업의 나아갈 길을 제시하겠다는 구미시가 오히려 지역 갈등을 부추겼다는 비난마저 일고 있다.

우선 구미국가산업단지 50주년 영상물 상영에서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이 빠졌다는 지적이다.

이날 상영된 구미공단 역사 영상물에 박정희 전 대통령은 없고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만 등장한 것이다.

기념식에 참석한 A 씨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구미공단을 있게 한 사실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라며“박 전 대통령이 빠진 이유에 대해 구미시는 자세히 설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영상 상영 후 인사말을 한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자유한국당 국회의원들은 고 박정희 대통령의 구미공단 조성 업적을 높게 평가하기도 했다.

유공자 선정도 개운치 않은 뒷말을 남기고 있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동탑산업훈장과 근정포장, 산업포장, 대통령 표창, 국무총리 표장 등 10명의 정부 포상(개인, 단체)과 6명의 장관 표창이 있었다.

이 중 현장 근로자는 2명밖에 없었으며 지난 반세기 동안 LG와 함께 구미공단을 이끈 삼성이 수상자에서 빠진 것과 이날 최고 포상인 동탑산업훈장 수상자에 대한 자격도 논란이다. 예전 직장이 대통령 표창(단체)을 받았는데 같은 공적으로 개인이 또다시 상을 받을 자격이 있느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 기업인은 “구미시가 이 행사의 의미를 좀 더 세심하게 신경 썼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들”이라며“구미 경제가 어려운 이때 한마음 한뜻이 되어야 할 행사가 거꾸로 갈등과 분열만 일으킨 꼴이 됐다”고 지적했다.
김찬영 자유한국당 경북도당 혁신위원장이 19일 구미시청 앞에서 ‘박정희 정신을 지키겠다’, ‘우리 부모님들의 피와 땀, 눈물의 역사를 부정하지 말자’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구미시 관계자는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을 의도적으로 뺀 것은 아니며 근로자 인터뷰 중심으로 살아있는 이야기 전달에 중심을 두고 영상을 제작하다 보니 결과적으로 박 전 대통령이 빠진 것을 세심하게 챙기지 못했다”며“유공자 선정은 구미상공회의소, 구미전자정보기술원 등 여러 경로를 통해 후보자 추천을 안내했고 신청이 들어온 개인, 단체를 대상으로 심의위원회에서 선정했다”고 해명했다.

한편 김찬영 자유한국당 경북도당 혁신위원장은 19일 구미시청 앞에서 ‘박정희 정신을 지키겠다’, ‘우리 부모님들의 피와 땀, 눈물의 역사를 부정하지 말자’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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