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규 문학평론가
한정규 문학평론가

행복도 불행도 생각에서 온다. 삶 속에서 행복을 느낀다는 것 쉬운 것 같으면서도 어렵고 어려운 것 같으면서도 쉽다. 또 행복을 느끼는 순간 그 행복은 오간데 없이 훌쩍 떠나버린다. 그것은 생각이 바뀌기 때문이다.

행복! 행복을 느낀 뒤엔 쓸쓸하고 허전해진다. 쓸쓸하고 허전해지는 순간 또 다른 행복을 생각하게 된다. 사람들은 행복이 곧 불행의 씨앗이 된다는 것 그런 것인 줄 알면서도 갈구한다. 어렵게 찾아온 행복은 쫓기 듯 멀리 사라져 버린다.

어렵게 얻은 행복이 또 다른 욕심 때문에 쉽게 사라져버린다. 그 욕심이라는 악마는 행복을 느끼는 순간 또 다른 행복을 생각하게 만든다. 결국 인간에겐 지속된 만족이라는 것 있을 수 없다.

만족은 성취하는 순간으로 끝난다. 그래서 영원한 만족이란 있을 수 없다. 인간의 욕심은 늘 부족하게 돼 있다. 다만 만족이 멈추는 순간 인생도 멈추게 된다.

흔히 남녀 사이에서 사랑을 매체로 행복타령을 한다. 하지만 남녀 간 사랑은 행복보다는 새로운 걱정의 함정에 내몰린다.

사랑도 수요와 공급이 일치하는 데서 생겨나고 그때 얻어지는 것이 행복이다.

시장에서는 재화의 수요자만 있고 공급자가 없으면 가격이 폭등하지만 남녀 간 사랑은 수요자만 있고 공급자가 없으면 인륜도덕이 무너지고 사회가 불안 불행의 늪으로 빠진다.

공급이 수요를 초과함 또한 그 사회에선 행복을 기대할 수 없다. 그래서 사랑도 수요와 공급이 일치해야 하고 수요와 공급이 일치했을 때 비로소 행복하게 된다.

재화와 달리 인간관계나 남녀관계에서는 수요자 따로 공급자 따로 아닌 때로는 수요자이면서 공급자가 되고 공급자이면서 수요자가 된다는 것이 다르다.

사랑 서로가 주고 서로가 받았을 때 진정한 사랑이고 그때 느끼는 행복이 진정한 행복이다. 때문에 어느 일방이 사랑한다고 반드시 행복한 건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서로가 불행하다.

그래서 사랑은 행복의 충분조건일 뿐 필요조건은 아니다. 사랑은 행복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것 아니다.

사랑하지 않아도 행복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사랑해야 만이 행복한 것 아니다. 그래서 사랑과 행복은 별개다. 다만 만족은 행복에 필수다. 사랑하지 않은 가운데 행복은 있어도 만족하지 않은 행복은 없다.

남자와 여자가 사랑한다고 반드시 행복한 것 아니다. 사랑하면서도 불행 얼마든지 있다. 결국 사랑과 행복은 같은 게 아니고 따로이다.

젊은 남녀가 서로 사랑해서 행복하다는 말은 한순간일 뿐 영원한 건 아니다. 때문에 지속된 행복은 바람일 뿐 있을 수 없다. 꿈일 뿐 현실이 될 수 없다.

결국 인간의 삶은 사랑과 행복이라는 꿈으로 시작 꿈으로 끝난다. 그런 걸 두고 인간들은 어리석게도 아옹다옹한다.

사랑도 미움도 행복도 불행도 생각에 따라 달라지고 마음에서 울어난다. 그래서 마음이 중요하다. 때문에 진정한 행복을 위해서는 마음을 비워야 한다. 행복의 씨는 비움이요 불행의 씨는 욕심이다. 사람의 생각에서 욕심만 비우면 천사가 된다. 욕심이 바로 악마다. 결국 사랑! 행복! 그것들 욕심이라는 악마가 가슴속 깊이 도사리고 육체와 정신을 지배하는 데서 온다.

중요한 것은 행복은 복합적인 반면 사랑은 편협 적이기 때문에 누가 누구를 사랑한다고 반드시 행복한 것만은 아니다. 그래서 인간의 삶 그 속에 사랑과 행복은 별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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