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과 고령화로 사람이 살지 않는 빈집이 급증하고 있다. 빈집이 크게 늘어 사회문제가 된 일본을 닮아가고 있다. 특히 고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는 경북 지역에 빈집이 급증하고 있다. 범죄 우려는 물론 농촌 마을의 미관을 해치는 등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어서 세밀한 실태조사와 관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자유한국당 송언석 의원(김천)이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주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의 빈집이 모두 141만9617 가구나 된다. 조사된 ‘빈집’은 시군 등 자치단체가 거주 여부를 파악한 날로부터 1년 이상 아무도 살지 않는 주택이다. 조사가 진행 중에도 빈집이 계속 늘어나고 있어서 실제 빈집은 150만 가구를 웃돌 것이라고도 한다.

빈집의 증가 속도가 가파르다. 지난 2015년 106만8919 가구이던 것이 2016년 112만207가구, 2017년 126만4707가구, 지난해에 140만 가구를 훌쩍 넘은 것이다. 2016년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4.8% 늘어난 빈집이 2017년 12.9%, 2018년 12.2%로 4년 새 32.8%나 증가했다. 특히 농촌이 많은 경북과 경남, 전남 등의 증가 속도가 빠르다.

지난해까지 조사에서 지역별로는 인구가 밀집된 경기도가 24만9635 가구로 빈집이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 많은 곳이 경북으로 13만6805가구였다. 경북은 전체 주택 106만 가구의 12.9%나 된다. 대구의 빈집도 만만치 않다. 4만8000여 가구로 3년 새 38%나 늘었다. 심각한 사회문제가 아닐 수 없다.

경기도가 빈집이 많다고 하지만 인구수에 비하면 경북이 월등히 많다. 경북 인구가 266만7000여 명이고 경기도 인구가 1319만3000여 명인 것을 감안, 인구수 대비 빈집 비율을 환산하면 경기도가 1.9%인데 비해 경북은 5.1%나 된다.

정부가 지난 2017년 빈집 정비를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을 제정해 지난해 2월부터 실태조사와 정비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더디기만 하다. 진국 228개 지자체 가운데 실태조사를 끝낸 곳은 57곳에 불과하다.

정부의 실태조사와 정비사업이 발표된 지 1년 6개월이 지났지만 인구수 대비 빈집이 가장 많은 경북은 아직 조사 착수도 하지 않고 있다. 대구도 이제 한국감정원과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한다. 빈집을 방치하면 주택가의 슬럼화나 범죄 온상이 될 우려가 높다. 농촌 지역의 경우도 폐가의 방치로 인한 미관을 크게 해쳐 농촌의 몰락을 가속화 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는 빈집 실태조사를 빨리 끝내고 실정에 맞게 철거나 리모델링을 지원하는 맞춤형 정비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이동욱 논설주간 donlee@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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