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경제연구원, 10월 축산 관측…㎏당 평균 가격 최대 4200원 전망
여름 폭염·ASF 등 영향 도축 수 줄어 전년보다 도매가 소폭 올라
29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의 ‘축산 관측 2019년10월호’에 따르면 10월 평균 돼지 ㎏당 도매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 3911원보다 소폭 오른 4000∼4200원으로 전망됐다.
본부는 “돼지 도축 마릿수 감소로 인해 가격이 상승될 것”으로 전망하며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영향으로 가격 변동성이 클 수 있다”고 분석했다.
도축 돼지 수가 줄어드는 것은 올여름 상대적으로 서늘했던 날씨의 영향도 있다.
지난해에는 여름철 폭염으로 인해 성장이 느려진 돼지의 출하가 10월까지 밀리는 바람에 2017년보다 증가한 169만 마리가 도축됐다.
그러나 올해는 여름철 기온이 지난해보다 낮아 7~9월 출하가 양호하면서, 10월 출하를 위해 등급 판정을 받는 돼지 마릿수는 전년 보다 줄어든 158~161만마리로 전망됐다.
9월 기준 전국 돼지 마릿수는 모돈(어미돼지)이 지난해보다 0.7∼2.5% 늘었고, 자돈(새끼돼지) 생산량도 늘어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0.2∼1.9% 증가한 1165만∼1185만마리로 추정됐다.
올해 1∼8월 돼지 등급 판정 마릿수는 사육 수 증가로 전년(1122만마리)보다 늘어난 1158만마리였다. 그러나 9월(1∼23일) 17일 첫 확진된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11만5512마리보다 14만1764마리 감소한 97만3748마리로 집계됐다.
본부는 “12월에는 모돈 사육 수가 지난해보다 0.7∼2.5% 많은 107만∼109만마리로 예상되고, 이에 따라 전체 돼지 마릿수도 1140만∼1160만마리로 지난해보다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 정도에 따라 사육 마릿수 추정치는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아프리카돼지열병 조기 종식을 위해 철저한 차단 방역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사상 유례없는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에 초기 48시간 전국 돼지 일시이동중지명령에 이어 다시 한번 96시간에 걸쳐 일시이동중지명령을 내린 바 있다. 이에 따라 한때 ‘올스톱’된 전국 돼지 경매·유통은 28일 정오에야 풀렸다.
28일까지 이번 아프리카돼지열병 사태로 살처분 대상에 오른 돼지 마릿수는 9만5000여 마리며, 이는 국내 전체 돼지의 1% 미만이다.
한편, 돼지고기 수입량은 국제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2만8000t)보다 줄어든 2만6000t으로 전망됐다.
이달 현재 미국과 유럽연합(EU)의 ㎏당 돼지고기(지육) 가격은 지난해보다 각각 3.2%·23.2% 상승한 1.59 달러(약 1908원)·1.84 유로(약 2414원)로 조사됐다.
전 세계 돼지고기의 절반 가까이 소비하는 ‘큰손’ 중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창궐해 현지에서 1억마리가 넘는 돼지가 사라지면서 미국·유럽 등지에서 수입이 쏠려 국제 시세가 오르는 현상이 나타난 바 있다.
한국은행 역시 중국 내 돼지고기 가격 상승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29일 한은 해외경제포커스에 실린 ‘중국의 돼지고기 가격 급등 배경 및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공급확대 정책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돼지고기 가격은 상승세를 지속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중국 내 돼지고깃값은 26일 기준 도매가 기준으로 1년 전 같은 날과 비교해 82.4%나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