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평균 동전 적립건수 매분기 줄며 6분기 만에 23.6% 감소
박명재 의원 "개관적 평가·분석 후 2단계 시범사업 추진해야"

한국은행이 지난 2017년 4월부터 ‘동전없는 사회’시범 사업에 들어갔지만 실적이 점점 줄어드는 것은 물론 참여업체도 특정업체에 집중되고 있음에도 특별한 평가도 없이 2단계 시범사업을 준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동전없는 사회’는 한국은행이 현금결제 시 소비자의 동전 관리의 불편을 줄이고 동전 제조와 관리에 드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 추진중이 사업이지만 서비스 제공 매장 수가 가장 적은 롯데가 전체 사업의 90% 이상을 차지해 사업자 편중이 심각했다.

즉 편의점 등에서 잔돈이 발생할 경우 선불카드(교통카드)에 충전해 주는 방식으로 동전 사용을 줄이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으며, 시범사업 운영상황을 종합평가한 뒤 효과가 입증되면 업종과 적립수단을 다양화하는 등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박명재(포항 남·울릉) 국회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하루 평균 동전 적립건수는 2만 6226건에 적립금액은 496만 2000원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1회 평균 189원을 적립한 셈이다.

하루 평균 동전 적립건수를 분기별로 살펴보면 처음 집계 결과가 나온 지난 2017년 3/4분기 3만 4324건(적립액 599만 3000원)에 달했으나 이후 △4/4분기 3만2962건(적립액 608만7000원) △2018년 1/4분기 3만 1945건(적립액 584만 2000원) △2/4분기 3만 976건(적립액 636만 1000원) 등 매 분기 3만 건을 넘었다.

그러나 2018년 3/4분기 2만9840건(적립액 642만 6000원)으로 3만건 이하로 내려간 뒤 △4/4분기 2만 6511건(적립액 571만 7000원) △2019년 1/4분기 2만 6226건(적립액 496만 2000원)에 그치는 등 6분기 만에 23.6%나 감소했다.

특히 올해 1/4분기 사업자별 일평균 동전 적립건수를 살펴보면 매장 수(백화점·슈퍼 포함)가 800개로 가장 적은 롯데가 2만 4274건으로 전체 적립건수의 92.6%를 차지했다.

반면 매장수가 각가 1만2000개에 이르는 CU가 926건(3.5%)·867건(3.3%), 이마트(매장 수 2천850개) 109건(0.4%)에 그쳤다.

박 의원은 ‘동전없는 사회’시범 사업이 지지부진한 가장 큰 이유로 홍보부족을 꼽았으며, 실적이 떨어지고 있는 데도 한국은행은 제대로 된 평가도 없이 2단계 시범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꼬집었다.

박의원에 따르면 지난 2017년 말 ‘동전없는 사회 관련 대국민 설문조사’결과 전체 응답자 2511명 중 35%인 879명만이 ‘동전없는 사회’를 알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시범사업 매장에서 잔돈을 적립해 본 경험이 없는 경우가 92.0%인 2310명에 달했다고 밝혔다.

특히 시범사업 시작 이후 계속 동전 적립 실적이 점점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2년 간의 사업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도 없이 2단계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은 관계자도 “동전 적립 실적이 점점 감소하고 일부 매장으로 실적이 쏠리는 이유는 서비스 제공 매장이 적고, 한정된 적립수단(선불형 교통카드)으로 인한 소비자 불편과 서비스 제공 매장 직원 교육 부족·소비자에 대한 홍보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며 시범사업 과정에서의 미흡함에 대해 인정했다.

이에 대해 박명재 의원은 “한국은행이‘동전없는 사회’라는 거창한 이름을 지은 것부터가 잘못됐고, 최대한 돈을 안 들이고 사업을 추진하려다 보니 홍보부족·서비스 부족에 따른 소비자 불편으로 이어져 점점 외면받고 있다”며 “따라서 1단계 시범사업에 대한 객관적 평가와 분석 후 사업 추진 여부를 결정 및 보완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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