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천 최병국 고문헌연구소 경고재 대표·언론인
유천 최병국 고문헌연구소 경고재 대표·언론인

문재인 대통령은 왜 조국 장관을 그렇게도 감싸고 돌까. 문 대통령이 ‘조국 지키기’ 선봉장으로 나서야 할만한 필연적 곡절이라도 있는 것인가. 아니면 조국 장관이라야 만이 검찰개혁을 할 수가 있다는 것인가.

최근 문 대통령은 ‘조국사태’로 촉발된 국민들의 분열과 대립의 집회에 대해 “정치적 사안을 두고 국민의 의견이 나뉘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며 이를 국론 분열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어째서 수많은 인파가 서초동과 광화문으로 갈려 특정인을 둘러싸고 대규모 찬반집회를 열고 있는 현실을 두고 “국론 분열이 아니라”고 할 수가 있나. 문제를 일으킨 문 대통령 본인이 문제를 해결해야 될 판에 ‘유체 이탈’ 화법으로 사태의 국면을 회피하려고 하는 의도가 무엇인지 국민은 알고 싶어 한다.

문 대통령은 “이런 집회가 국민이 직접 의사표시를 하는 것은 대의 민주주의를 보완하는 행위로서 긍정적 측면도 있다”며 “시간과 비용을 들여 직접 목소리를 내준 국민께 감사드린다”고도 했다. 지난 3일과 9일 광화문 광장에서 목구멍이 터지도록 ‘조국 파면과 구속’을 외친 국민에게는 문 대통령의 이 말에 억장이 무너지는 심정일 것이다. 문 대통령은 한술 더 떠 “국민들이 직접 나서서 토론의 장을 만들고 문제를 해결해 가는 지혜를 모아달라“고도 했다. 국회나 정부라는 제도권 대신 ‘거리 정치’ ‘패거리 정치’로 문제를 해결하고 나라를 이끌어 나가겠다는 말로도 해석된다. 이러면 국회와 정부가 존재해야 될 이유가 없는 것이 아닌가. 이것이 문 대통령이 지향하는 ‘직접민주주의’식 정치 형태인가.

문 대통령은 지난 2개월 동안 부도덕하고 파렴치한 한 사람을 법무장관에 내정하고 임명하는 동안 대한민국은 벼랑 끝 내전상태로 치달아 왔다. 지난 8일 법원은 웅동학원 교사 채용조로 조국 동생에게 돈을 전달한 사람은 구속하고 돈을 받은 조국 동생에겐 영장을 기각하는 어처구니없는 영장 집행을 했다. 이것이 문재인 정부 법원의 현주소인가? 나라 꼴이 말이 아닌 상태로 허물어지고 있다. 국내외 주변 상황은 최우방국 미국은 한국과 거리를 두며 멀어져가고 북한은 이 틈새를 파고들어 미사일로 동북아의 강자인 양 한국은 안중에도 없이 미국에 고자세로 대응하고 있다. 중국과 일본은 대한민국을 아예 무시하고 있고 청와대는 일편단심 북한 달래기에 몰골할 뿐이다. 이 와중에 국내 경제는 저성장으로 빠져들고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날 국방부 장관이란 사람은 태평스럽게 헤픈 웃음을 날리고 국민들의 관심은 ‘조국 모시기’와 ‘조국 구속’으로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세 과시에 혈안이 돼 있다. 우리 사회는 지금 조국 가족 비리로 인해 도덕과 상식이 무너지고 목적이 수단을 합리화하며 내로남불과 특권이 판치는 세상으로 바뀌어지고 있다. 한마디로 대통령의 통치력은 사라지고 국가의 기강은 무너져 내린 모습이다.

한글날인 지난 9일 광화문 광장에는 ‘문재인 타도’와 ‘조국 구속, 규탄’을 외치는 수많은 인파가 두 번째로 운집했다. 이들의 절규하는 함성을 듣고도 ‘국론 분열이 아니라’고 할 수가 있나. 문 대통령은 이를 두고 “국민의 뜻은 검찰개혁이 시급하고 절실하다는 뜻”이라고 평가했다. 조국장관 일가에 대한 국민의 반발엔 일언반구도 없었다. 광화문 집회에 참가한 국민에겐 얼마나 황당한 일인가. 문재인 정부에서 ‘조국 법무장관 임명’과 ‘검찰개혁’은 이 정부 최대의 화두로 보여진다. 검찰개혁이 그렇게 시급하고 국가의 안위와 직결되는 문제인가. 문 대통령이 조국 가족의 반칙과 특권에 분노하는 광화문 민심의 목소리를 깔아뭉개고 ‘조국수호’ 집회를 벌이는 서초동 인파들만 ‘정의의 국민’인양 편을 가르는 어리석음은 앞으로 두고두고 문재인 정권에 멍에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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