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사전 협의 안돼"…구청 "협조요청 공문 발송"

대구 달서구청.
대구 달서구청이 시청 신청사 후보지로 내세운 옛 두류정수장에서 ‘KBS 전국노래자랑’을 추진하려다 대구시 반대에 부딪혔다. 대구시는 달서구청이 시와 사전 협의를 거치지 않은 데다 행사 규모에 비해 협소한 장소라며 안전에 대한 우려를 내비쳤다.

14일 대구시와 달서구청 등에 따르면, 전국노래자랑 달서구 편은 오는 19일 열릴 예정이다.

지난달 30일에는 참가자 모집과 행사 홍보를 위해 전국노래자랑 참가자 신청 게시물이 달서구청 홈페이지에 공지됐고, 개최장소는 두류정수장으로 명시됐다.

하지만, 두류정수장 관리·감독을 맡고 있는 두류공원관리사무소는 최근까지 전국노래자랑 개최지가 두류정수장인지 조차 몰랐다고 밝혔다.

두류공원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전국노래자랑이 진행되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2년 전 야외음악당에서 개최했기 때문에 두류정수장은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전국노래자랑과 같은 대규모 행사면 최소 1∼2달 전에 연락이 왔어야 하는데, 최근에서야 알게 됐다”고 황당한 심정을 내비쳤다.

대구시는 지난 11일 두류정수장에서 전국노래자랑을 진행할 수 없다는 입장을 달서구청에 공문으로 발송했다. 협소한 장소에 수많은 주민이 몰릴 경우 각종 안전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다.

또 달서구청이 전국노래자랑 예상 참여 인원을 3000여 명으로 추정하고 두류정수장에서 행사를 진행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2년 전 야외음악당에서 전국노래자랑을 개최할 당시 약 1만 명이 참여했던 것을 근거로 두류정수장에서의 행사 개최를 불가능하다는 의견도 내놨다.

달서구청은 미리 공문을 보내 협조요청을 보냈으며 뒤늦게 불가 답변을 받은 것이라는 입장이다.

구청 관계자는 “사전 공문으로 협조요청을 보냈고, 행사 일정까지 다 정해진 사항을 시에서 갑자기 반대할지 몰랐다”며 “우선 오늘(14일) 장소 사용 재신청 공문을 보내 행사를 정상적으로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전국노래자랑 행사 진행과정에 잡음이 일면서 앞서 달서구청이 벌인 신청사 유치 활동에 대한 보복성 행정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달서구의회 한 의원은 “전국노래자랑 행사가 일주일이 채 남지 않은 상태에서 시 반대에 부딪혀 매우 당황스럽다”며 “앞서 달서구가 시청 앞에서 집회를 연 것 때문이라는 말도 나온다”고 전했다. 이어 “전국노래자랑 행사 진행과정을 살펴봤는데, 구청에서 시에 협조공문을 보내는 등 정상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과정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구시로부터 확답을 받지 못한 점이 지적될 수 있지만, 수많은 시민이 몰리는 대규모 행사의 장소협조요청에 대해 뒤늦게 답변을 준 시에도 아쉬운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재용 기자
전재용 기자 jjy8820@kyongbuk.com

경찰서, 군부대, 교통, 환경, 노동 및 시민단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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