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가람 어린이재단 경북아동옹호센터 아동권리기자단

요즈음, 웹툰 ‘외모지상주의’가 청소년들에게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웹툰은 뚱뚱하고 못생기고, 늘 다른 아이들에게 맞기만 하는 남자 주인공에게 어느 날, 잘생기고 싸움도 잘하는 또 다른 몸이 생기면서 벌어지는 내용을 담았다. 아무리 봐도 우리 청소년들과는 관계가 없어 보이는 듯한 줄거리이다. 근데 왜 청소년들은 이 웹툰에 열광하고 찾아보는 것일까. 바로 청소년들 또한 웹툰 ‘외모지상주의’의 주인공이 되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청소년들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요즘 사회는 ‘외모지상주의’의 표본이다.

2017년, 고등학생인 딸을 둔 엄마 송 모 씨는 딸의 체중 감량으로 인해 걱정이 늘어갔다. 송 씨의 딸은 키 160cm에 49kg, 정상 체중이었지만 어디선가 뚱뚱하단 소리를 듣고 온 것인지 몸무게를 33kg으로 감량했다. 심지어 정상 체중인 청소년들도 자신을 비만이라고 인지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 때문에 섭식장애가 발생하는 사람도 많다. 실제로 ‘한국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016년 섭식장애 치료를 받은 환자는 약 1만 4000여 명, 그중 여성 환자가 81%를 차지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도대체 청소년들은 어디서 무엇을 보고 들었길래 필사적으로 다이어트를 하려고 하는 것일까.

우리 주변을 둘러보자. 다이어트를 하는 친구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나 또한 그렇다. 예뻐지고 싶고, 그러기 위해선 다이어트를 해야 하고, 다이어트에 성공하기 위해선 식단 조절과 적절한 운동이 필요하다. 이 식단 조절과 적절한 운동이 병행된다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다. 하지만 지금 이 사회, 청소년들의 문제점은 ‘적당히’라는 말을 모른다는 것이다. TV에 나오는 연예인들처럼 되려면 무작정 살을 빼야 하고 더 예뻐지기 위해선 운동이 아닌 밥을 먹지 말아야 한다. 도대체 그 누가 청소년들에게 이런 인식을 심어주었단 말인가.

‘삼성서울병원 임상영양팀’의 홈페이지에 따르면 청소년의 과도한 다이어트는 요요현상ㆍ 빈혈ㆍ골다공증 등을 유발하고, 영양 섭취가 낮아져 성장 부진ㆍ섭식장애와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한다. 특히 여학생 같은 경우는 월경으로 인한 혈액의 손실 때문에 남학생보다 철분이 더 많이 필요하나, 식단 조절로 인하여 철분 섭취량이 현저히 줄어들어 빈혈이 발생할 수 있다. 청소년의 빈혈은 집중력을 떨어뜨리는 등 청소년에게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 또한, 청소년의 과도한 다이어트는 섭식장애도 불러일으킨다. 섭식장애에는 거식증과 신경성 폭식증이 있는데, 먼저 거식증은 장기간 심각할 정도로 음식을 거부함으로써 나타나는 질병으로, 기질적 이유 없이 체중의 20% 이상을 잃었을 때 내리는 진단이다. 거식증은 무월경이나 발기부전, 비만에 대한 강한 두려움을 갖게 하고, 우울증ㆍ대인기피 현상을 동반해 사회적응을 어렵게 한다. 신경성 폭식증은 충동적으로 폭식을 한 후, 체중증가를 방지하기 위해서 구토, 이뇨제 복용을 하는 등의 부적절한 방법으로 음식물을 제거하는 것이다. 폭식과 단식의 반복으로 10kg 이상의 심한 체중 변화가 일어나며 억지로 구토를 하기 때문에 목에 염증이 생기거나 이하선염이 발생하고 전해질 이상 등이 생길 수 있다. 그러니까 청소년기의 과도한 다이어트는 이러한 무시무시한 결과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청소년들이 이렇게 무리해서 살을 빼는 까닭은 무엇일까. 그것은 다름 아닌 현재 사회의 분위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TV 속에 나오는 연예인들은 모두 예쁘고 날씬하며 예뻐지기 위해 열심히 살을 뺐다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우리는 그런 연예인들을 보며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고 연예인들이 했던 다이어트 방법을 똑같이 재현해 살을 뺀다. 현재 사회의 분위기란 무엇일까. 이렇게 봐도, 저렇게 봐도 외모지상주의이다. 외모지상주의, 외모를 인생을 살아가거나 성공하는데 제일 주요한 것으로 보는 것으로 보는 사고방식이다. 청소년들은 이 ‘외모지상주의’라는 사회의 분위기에 영향을 받는다. 이 사회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사람들, 바로 어른들이다. 길을 가면서도 조금 뚱뚱한 사람을 보면 자기들끼리 수군댄다. 각자 다 자신의 삶이 있고, 목표가 있고, 가치관이 있다. 그런데 사람들은 자신과 가치관이 다르다고 지적하고 자신의 가치관을 주입한다. 그러면서 청소년들은 무리하게 다이어트를 하고 예뻐지려 노력한다. 그리고 위와 같은 결과를 낳게 된다.

이제는 사회의 분위기가 바뀌어야 한다. 청소년들에게 ‘외모지상주의’라는 가치관을 심어주지 말자. 청소년들에게 ‘예뻐져야 한다.’, ‘살을 빼야 한다.’와 같은 생각을 주입시키지 말자. 그렇게 해서 청소년들이 나쁜 영향을 받지 않게 된다면 더 살기 좋은 대한민국이 되지 않을까 싶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