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대진 선생 서예초대전.
문경지역 원로로 문경시노인회장을 역임한 권대진 선생(93)의 서예초대전이 지난 18일 문경문학관(관장 이규리)에서 개막해 오는 31일까지 선보이고 있다.

젊은 시절 붓을 잡고, 문경에서 처음으로 서예동호회인 ‘관산서예회’를 창립하는 등 서예에 정진해 온 권 선생이 써서 표구해놓은 ‘천자문’ 등 작품과 서예인들과 교류하면서 받아놓은 소장 서예작품 40여 점이 전시됐다.

특히 군 복무시절 상주출신 독립운동가이며, 초대 수도경비사령관을 지낸 권준 장군을 모시면서 권준 장군과 친분이 두터운 해공 신익희 선생이 1956년에 써 준 글씨가 눈길을 끌었다.

권대진 선생은 1927년 문경시 호계면 선암리에서 태어나 1949년 초등교원 채용고시에 합격, 1993년까지 44년간 교직에서 일했다. 퇴직 후에는 1996년부터 도덕성회복국민운동 문경회장으로 활동했고, 1998년 문경노인대학을 설립하고 학장으로 활동했으며, 2008년부터 2016년까지 8년간 문경시노인회장으로 재임했다.

권대진 선생 서예초대전이 오는 31일까지 문경문학관에서 열린다.
그 인생 여정 속에 서예를 익혀 1985년부터 전국휘호대전, 서화대전, 서예공모전에서 20여 회 입상하는 업적을 쌓았다.

그런 공로로 1978년 문교부장관상을 수상한 것을 비롯해 1992년 스승의 상, 1993년 국민훈장 동백장, 2013년 문경대상 교육봉사상, 국무총리상 등을 수상했다.

지금도 문경시 흥덕동 자택 전체를 서재와 서실로 만들어놓고, 각종 비문, 상량문을 짓는 한편, 한문을 번역해 후학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고 있으며, 특히 옥상에 채소밭을 만들어놓고 고추, 토마토, 배추, 무 등 기초농산물을 손수 길러 집에 제공하는 한편 생활쓰레기 공해를 예방하고 있다.

이 초대전은 문경문학관을 지난해 12월 설립하고 개관한 권득용 이사장이 권 선생의 소장 작품들의 가치와 권 선생의 존재 자체를 알아보고, 자신의 경비를 들여 이번에 초대전을 연 것이다.

이날 개막식에는 고윤환 문경시장, 김인호 문경시의회 의장, 남기호, 이정걸 시의원, 현한근 문경문화원장, 채만희 문경예총 회장, 고영조 문경유림단체협의회장, 신후식 (사)국학연구회 이사장, 홍진호 호호회장, 김만기 전 헌병감, 고성환 문경문협 회장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규리 관장은 “선생의 작품은 고박(古朴) 간소하면서도 방일(放逸)하고 유려하다”면서 “때로는 험경(險勁)과 담대함으로 독특한 조형언어를 발현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현한근 문경문화원장은 “한 세기를 사는 동안 권대진 선생님께서 이제야 사람을 만난 것 같다”며, “문경에 선생님이 계신다는 자체가 큰 축복이며, 이 자리에 계신 것이 우리들에게 등불이며, 혼돈의 길을 밝혀 주고 있다”고 말했다.

고윤환 문경시장은 “이 전시회를 마련해 주신 문경문학관 권득용 이사장님과 이규리 관장님께 감사드리며, 야은 선생님께서 지역사회에 공헌한 일들을 다시 한 번 되새기겠다”고 말했다.

황진호 기자
황진호 기자 hjh@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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