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때만 되면 불거지는 공천 잡음이 벌써부터 일고 있다. 자유한국당 경북도당이 누가 봐도 형평성을 잃은 정치신인 입당 배제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현역 의원의 입김이 작용하지 않았나 하는 의심을 갖기에 충분한 정황이다.

경북도당은 입당원서를 제출한 김장주·김현기 전 경북도 행정부지사 가운데 김현기 전 부지사만 입당을 허락했다. 행정부지사라는 같은 조건을 가진 두 사람 가운데 한 명만 입당을 허락하고 한 사람은 입당을 보류했다. 누가 봐도 의아해 할 수 밖에 없는 일이다.

21일 최교일 자유한국당 경북도당위원장이 도당사무실에서 당원자격심사위원회를 열었다. 최 위원장은 당원자격심사위원장으로 참석해 김장주·김현기 전 부지사의 입당에 대한 심사를 주관했고 김현기 전 부지사만 입당을 허락했다. 최 위원장은 “지역 당협위원장 등 여러 의견을 모았다, 논의할 필요성이 있다고 결론 내렸다”고만 답했다고 한다. 당헌·당규에 따른 자격심사기준이나 수렴한 의견과 관련해서는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한 재논의 시기도 자세히 밝히지 않았다고 한다.

공천 문제도 아니고 청치 신인이 입당을 하겠다는 데 이렇다 할 명확한 이유도 밝히지 않고 같은 조건을 가진 두 사람 가운데 누구는 되고, 누구는 되지 않는 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입당 절차의 고무줄 잣대론을 야기한 최 위원장에 대한 자질 논란을 빚는 것도 당연한 것이다.

한국당 당규에는 시·도당 사무처장은 입당신청인의 입당원서를 제출받은 날로부터 7일 내 당원자격심사위원회에 해당 안건을 넘겨야 하게 돼 있다. 만약 시·도당 사무처장이 입당원서를 접수한 후 특별한 사정없이 7일 이내에 당원자격심사위원회에 부의하지 않으면 입당한 것으로 간주 한다는 규정도 있다. 김 전 부지사가 지난달 30일 입당원서를 제출했기 때문에 당규에 따라 사실상 입당처리가 됐다고 봐야 한다.

최 도당위원장이 김장주 전 부지사 입당을 보류한 것은 김 전 부지사가 내년 총선 출마가 유력시되는 영천·청도 지역구 현역 의원인 이만희 의원을 편드는 기득권의 횡포로 볼 수 밖에 없다. 입당이 보류된 김장주 전 부지사가 ‘정치신인에 대한 기득권의 견제’라 반발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한국당이 총선을 5개월여 앞둔 중요한 시점에 정치신인을 기준 없이 배척하는 것은 총선 패배를 자초하는 일이다. 한국당 중앙당이 조국사태와 공수처법 반대로 여권과 결전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대규모 물갈이론이 나오고 있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지역에서 정치신인 배제 논란이 일고 있다. 중앙당이 나서서 하루빨리 논란을 종식시켜야 한다. 수구 정당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한국당은 기득권을 내려 놓고 역량 있는 정치 신인을 적극 영입해야 한다. 정치신인의 입당부터 견제하는 것은 구태 정치의 표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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