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관 콜레스테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연합
혈관 콜레스테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연합

키가 작은 사람일수록 표준체중을 유지하고, 올바른 식생활습관을 실천함으로써 이상지질혈증 발생에 더 주의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이상지질혈증은 혈액 내 중성지방 수치가 높거나 총콜레스테롤, LDL-콜레스테롤이 증가한 상태를 말한다. 혈액의 점도가 높아지고, 중성지방이 혈관 벽에 쌓여 혈액의 흐름을 막으면 동맥경화, 급성심근경색, 뇌졸중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제대 상계백병원 소아청소년과 연구팀(박미정·김신혜·오나경)은 2007∼2015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12∼59세 3만7천889명을 대상으로 키와 혈액 내 지질농도를 분석한 결과 이런 연관성이 관찰됐다고 23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 10월호에 발표됐다.

이번 분석에서는 청소년의 경우 키가 작을수록 혈중 총콜레스테롤과 LDL-콜레스테롤 농도가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 건강에 좋은 HDL-콜레스테롤은 키가 작을수록 감소했다.

성인에서는 키가 작을수록 총콜레스테롤, LDL-콜레스테롤, 중성지방의 세 가지 혈중 지질농도가 모두 증가했다. HDL-콜레스테롤은 청소년과 마찬가지로 키가 작을수록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연구팀은 키가 하위 10%에 해당하는 저신장 청소년은 이상지질혈증의 지표 중 하나인 ‘고LDL콜레스테롤혈증’이 발생할 위험도가 상위 90%에 속하는 청소년에 견줘 최대 4.3배 높은 것으로 추산했다.

성인도 같은 조건에서 고콜레스테롤혈증, 고중성지방혈증, 고LDL콜레스테롤혈증, 저HDL콜레스테롤혈증의 위험도가 1.5∼2.6배 높았다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따라서 키가 작을수록 표준체중 유지와 올바른 식생활습관 실천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박미정 교수는 “저신장이 단순히 외모의 문제를 넘어 이상지질혈증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다만, 단순히 키를 키우려는 욕심으로 과도한 열량의 음식을 섭취하면 비만으로 이어져 이상지질혈증의 위험을 더 높일 수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신혜 교수는 “이상지질혈증은 침묵의 살인마라고 불리듯이 혈관이 막혀 심혈관질환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아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면서 “이제부터라도 비만 청소년에 국한해 시행하던 지질 검사를 저신장 청소년들에게까지 확대하는 게 이상지질혈증을 조기 진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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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 kb@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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