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기타 예산 골프장 공사비용 무단 전용 견제 명목 예산안 부결"
군 "공사대금 미지급 지연 이자 등 손해배상금 발생"…공사 늦춰야"

지난 25일 전찬걸 울진군수가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울진군과 의회가 ‘울진 마린 골프장(가칭)’ 건립예산을 두고 기 싸움을 벌이면서 애꿎은 군민 혈세만 낭비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군의회는 지난달 30일 열린 임시회 추경 예산안 심의에서 마린 골프장 공사비 226억 원을 부결했다.

이유는 평해스포츠센터 등 기타 예산을 골프장 공사비용으로 무단 전용하려는 집행부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한다는 명목이었다.

이에 대해 울진군은 평해스포츠센터 수영장 예산 106억 원은 아직 공사 발주가 안 된 상태며, 정부의 체육시설 확대 정책으로 기존 한곳만 가능했던 국민체육센터 건립 추가 지원이 가능해져 내년에 국비 예산 30억 원 가량을 확보할 수 있어 오히려 시기를 늦춰 공사하는 게 예산 운영에 유리하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공사대금 미지급 지연 이자와 현장 관리비 등 11억 원이 추가 발생하고, 잔디 파종 시기마저 놓쳐 이번 비 피해가 내년에 또다시 재현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울진군과 의회의 생각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양측의 예민한 신경전도 벌어지고 있다.

전찬걸 군수는 지난 25일 태풍 ‘미탁’ 피해 관련 기자회견자리에서 골프장 예산 부결에 대해 공개적으로 불편함을 드러냈다.

전 군수는 “이달 1일 예산이 없어 공사를 중단했고 2일 장시원 의장을 만나 긴급 예산임을 고려해 의결 승인 전 지출을 간곡히 부탁했지만 결국 7일 부결됐다”며 “특별한 사유 없이 예산을 부결시킨 부분은 쉽게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또한 앞으로 의회가 어떤 결정을 하길 바라냐는 한 기자의 질문에 대해 “군민을 위해 의회가 나와 같은 생각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해 의회의 태도 변화를 압박(?)했다.

울진군의회 김창오 예산결산위원장은 “이미 정해진 예산을 타 사업에 전용할 경우 사전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충분한 설명과 이해를 구한 뒤 진행해야지만 집행부는 이 같은 절차를 전혀 밟지 않았다”며 “의회는 주민의 입장을 먼저 고려해야 하는 대의 기관의 만큼 소임을 한 것뿐이다”고 말했다.

김형소 기자
김형소 기자 khs@kyongbuk.com

울진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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