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포항시 용흥동에 개교…올 2월까지 하버드 금나나 교수 등 1000여명 배출
조기졸업·대학과목선이수 등 프로그램 다채, 올해부턴 우수학생 해외대학 탐방도 추진
2021년 지곡동 신축 이전 새로운 도약 기대

경북과학고등학교 마크.
최근 일본의 수출 규제 등 한·일 무역전쟁에서 국가 산업 경쟁력과 국력의 바탕인 ‘과학 기술’ 중요성을 온 국민이 체감하고 있다.

정부 또한 R&D를 통한 핵심 원천기술 확보에 대한 투자 전략과 혁신 대책 방안을 세워 추진 중이며, 전문가들은 장기적 안목에서 근본적인 부분부터 접근해야 함을 강조한다.

이러한 현실에 ‘기초 과학’이 그 토대가 돼야 하고 미래 과학 인재를 양성할 기초과학 영재교육을 담당하는 경북과학고등학교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경북과학고등학교(교장 천종복)는 ‘홍익(弘益)하는 과학 창의 인재 육성’이라는 교육 목표로 1993년 포항시 북구 용흥동에서 개교해 올해 2월 현재까지 총 1051명 졸업생을 배출했다.

전국 20개 과학고 중 하나로 해마다 약 40명의 미래 과학자를 키워 내고 있는 것이다.

졸업생 중에는 하버드대, 스탠퍼드대, MIT, 싱가포르국립대 등 세계 유수 대학 및 KAIST·DGIST·UNIST 등 과학기술특성화대학을 비롯해 국내 대학 곳곳에서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그중 미스코리아 진 출신으로 하버드대 박사로 잘 알려진 금나나 교수는 이 학교 7기 졸업생이다.
경북과학고 운동장에서 학생들이 단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또한 수백 명의 졸업생이 국내·외 기초과학 연구소 및 산업 관련 연구소 등에서 연구원으로서 국가과학기술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순수자연과학 및 이공계열 석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졸업생 또한 수백 명에 이른다.

뿐만아니라 의학 및 의료, 법조계, 공무원, 교육계, 국방 분야, 정보 및 신산업 분야 창업, 기업 CEO 등 거의 모든 부문서 선도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최근 3년간 졸업생 현황 또한 대다수인 95% 이상 이공계열(이 중 60% 이상이 과학특성화대학)로 진학, ‘이공계 분야 샛별들’을 육성했다.

재학생 대외적 교육실적으로는 과학전람회·발명대회·과학탐구대회·학술발표대회·올림피아드 등 전국 규모 각종 과학 관련 경진대회 및 연구발표대회에서 우수한 실적을 거두고 있다.

특히 전국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에서는 2013년(제35회)에 이어 지난해(제40회) 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바 있다.

경북과학고가 명실상부한 지역 기초과학 인재 양성의 요람으로 평가받는 이유다.
포항시 북구 용흥동 경북과학고등학교 전경.
경북과학고는 전기전형 학교로 2학급 40명의 신입생을 자기주도학습전형으로 선발한다. 경쟁률은 최근 3년간 평균 2.5대 1.

학교생활기록부, 자기소개서, 교사추천서를 바탕으로 한 1단계 서류전형에서 1.5배수를 선발하고, 과학·수학 창의성 및 인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융합형 과제를 해결하는 2단계 면접전형을 통해 최종합격자를 선정한다.

최종합격자는 후기고등학교에 지원할 수 없고, 과학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는 과학계열 특수목적고이므로 의학계열 대학으로 진학하고자 하는 학생은 적합하지 않음을 유의해야 한다.

타 과학고와 마찬가지로 교육과정은 수학·과학 관련 교과가 이수 단위의 60% 이상을 차지하며, 탐구활동을 통한 문제해결력 신장을 위한 수준 높은 실험수업이 편성돼 있다.

과학고등학교는 2년 만에 고등학교를 졸업할 수 있는 조기졸업 및 상급학교 조기입학제가 있다.
지난해 열린 제40회 전국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경북과학고 최원찬 군이 당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과 현 경상북도교육감 앞에서 작품설명을 하고 있는 모습.
이들의 3학년 과정은 2학년 동안 자기주도학습으로 진행되며 소정의 평가를 통과하면 조기졸업 대상자는 2년 만에 대학 진학 여부와 상관없이 조기졸업을, 상급학교 조기입학 대상자는 대학진학과 3학년 진급을 대학 진학 여부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3학년의 경우 과학기술특성화대학과 맺은 MOU에 따라 AP(대학과목선이수제) 교과목을 이수하면 대학을 진학해 동일과목 학점을 인정받을 수 있다.

실험실 및 실험장비, 탐구과정 및 방법 또한 예비과학자를 양성할 수 있도록 최첨단 장비와 체계적인 시스템을 잘 갖추고 있다.

물리·화학·생명·지구과학 등 과학 과목별로 따로 일반실험실이 있는 것은 물론이고, 각 과목별로 심화실험실이 별도로 있다.

심화실험실에는 일반 학교에서는 보기 어려운 고급 실험장비가 갖춰져 정규교육 과정상의 실험 수준을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율적인 과제연구활동도 할 수 있다.

학생들은 과학·정보·수학·창업 관련 학술동아리에 필수로 가입해 연간 1주제 이상의 R&E과제를 수행한다.

주제와 탐구과정은 학생 자율적이나 필요할 경우 대학이나 연구소와 연계해 전문적인 연구활동도 추진된다.

또한 동문을 활용한 멘토링 시스템을 통해 전문분야별 명사 특강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경북과학고 실험실에서 학생들이 실험 실습을 하고 있는 모습.
특히, 재학생과 10년 터울의 선배와의 만남 시간인 ‘10년 내리사랑’ 행사를 통해 최신 연구방향과 연구 현장 경험담을 보다 생생하게 멘토링하고 있다.

학업면에서도 정규시간 이외의 시간은 자기 주도적 학습을 원칙으로 하되 학생 선택에 따라 보충과정인 ‘브릿지 프로그램’, 심화과정인 ‘역량강화 프로그램’이 일과 후에 특강 형태로 개설된다.

교과 교육과정 이외에 토요 스포츠 및 예술활동, 체육대회 및 축제 등을 통해 감춰진 꿈과 재능을 키우고 발휘하며, 영천호국원, 노인복지시설 및 장애인복지센터 등에 주기적으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또한 지역에서 개최되는 각종 과학캠프, 경북도교육청과학원에서 운영하는 과학부스인 스트롱콘서트 참여 등을 통한 재능기부, 판문점 일대의 통일안보체험 등으로 인성 및 국가관 함양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올해부터는 과학활동 우수학생을 선발해 MIT, 하버드대 등 미국 동부 일대 우수대학과 명문고를 방문해 특강 및 교육프로그램을 체험하는 등 글로벌 리더로써의 자질을 키우기 위한 해외이공계 대학 탐방도 추진한다.

경북과학고는 특히 학생 전원이 기숙사 생활을 하는데 식사 질과 맛은 전국 최고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학업에 필요한 학생 개인당 부담금은 기숙사비와 식비를 제외하면 일반고와 같으며 고려요양병원의 파계장학금을 비롯해 재학생의 60% 정도가 장학금 혜택을 받고 있다.
오는 2021년 완공 목표인 경북과학고 신축학교 배치안.
한편 경북과학고 역사가 한 세대인 30년이 다가오는 것과 관련, 포항 지곡동으로 신축 이전을 통해 한층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의 학교시설이 오래되고 공간이 협소해 10여 년 전부터 추진해오던 학교이전 숙제를 올해 남구 지곡동 포스텍 연구단지 내에 부지를 확보함으로써 사업이 본격 시작돼 2021년 완공을 목표로 진행되고 있다.
포항시 남구 지곡동 경북과학고 이전 부지.
부지면적 3만2630㎡에 세워지는 신축학교는 크게 도서관을 중심에 두고 교사동, 실험동, 체육관이 3축으로 구성된 중정형태의 본관과 기숙사동으로 구성된다.

실험동에는 층별로 과학 각 과목별 최첨단 실험실과 R&E실, 세미나실 등이 갖춰지고, 교사동에는 학급교실과 수학전문교실, 교사연구실이 배치된다.

체육동은 체육관과 시청각실, 무용실, 체육단련실 등으로 구성되며, 중앙홀은 개방식 도서관과 정보검색실이 놓인다.

기숙사동은 급식소, 2인 1실의 남녀 기숙사, 개인별 열람실로 구성된다.

천종복 경북과학고 교장은 “신축 학교는 미래의 예비 과학자들이 마음껏 공부하고 연구할 최첨단 연구장비, 학생 정서함양을 위한 부대시설과 함께 포스텍과 그 주변 연구 인프라를 활용할 최적의 조건을 갖추게 돼 경북과학고가 더욱 도약할 힘찬 출발을 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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