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불매운동 영향 증가세 주춤…올 10월까지 399만7천명 이용
연말까지 450만명 넘어설 듯

대구국제공항 전경. 경북일보 DB
대구국제공항의 여객 500만 명 시대가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여객 수가 5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됐던 대구공항이 지난 7월부터 시작된 일본여행 불매운동의 영향으로 여객 감소에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경영악화를 우려한 항공사들이 동계 기간 일본노선을 대폭 줄이면서 대만 등 동남아시아 노선으로 눈길을 돌린 상태지만, 불매운동 분위기가 계속된다면 일본노선 다변화로 급성장한 대구공항의 이용률은 한동안 저조할 것으로 관측된다.

3일 한국공항공사 대구지사(이하 공항공사)에 따르면, 앞서 지난 1월부터 10월까지 대구공항 총 이용객 수는 399만7000명으로, 국내선은 3.3% 증가한 174만 명, 국제선은 36.2% 증가한 225만 명을 각각 기록했다.

총 이용객 수는 지난 1일 기준으로 400만 명을 넘겼다. 지난해보다 56일 빠른 기록이다.

하지만 공항공사는 연말까지 여객 수가 45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올해 상반기에 예상했던 이용객 수 500만 명보다 50만 명 줄은 전망이다.

이는 일본노선 다양화로 성장해온 대구공항이 일본여행 불매운동의 영향을 크게 받았기 때문이다. 특히 주말을 포함한 2박 3일 일정으로 가볍게 일본여행을 떠났던 여객들이 대폭 감소하면서 일본노선을 집중적으로 취항했던 저비용항공사(LCC) 대부분이 매출 하락을 겪었고, 비수기로 분류되는 동계 또한 먹구름이 드리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가운데 에어부산은 지난 3월 대구 영업지점을 개설한 지 7개월 만에 문을 닫고 기존 대구공항 8개 정기 국제노선도 운항도 중단했다. 동계에도 각종 일본노선을 비롯해 베트남 다낭,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등 국제노선에 대한 운항을 중단하기로 하면서 에어부산의 대구공항 정기노선은 제주와 대만 타이베이만 남게 됐다.

이와 관련 항공관련 복수의 관계자는 “항공기 한 대 당 리스비(임차료)가 3억 원인 데다 동남아시아 경우 왕복 비행에 7000만 원 정도 비용이 소요되는데, 빈 비행기를 계속 띄울 수도 없는 노릇”이라며 “에어부산 노선감축도 큰 손실을 두고 볼 수 없어 내린 결정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구공항의 경우 앞서 일본노선 중심으로 활성화할 때 LCC들이 신규 노선 취항에 매달린 만큼, 경영악화에 따른 대처나 양해를 구하는 방안도 있었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최근 정례조회에서 “대구공항이 활성화 될 때 항공사들이 취항을 위해 시를 찾아오곤 했는데 한일관계가 어려워지고 일본 관광객 수가 눈에 띄게 줄면서 노선을 철수하는 항공사가 생겨났다”며 “떠날 때는 매정하게 떠나가더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어 “적자를 감수하면서 대구공항 화물운송을 맡은 고마운 기업도 있다”며 “대구가 어려울 때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대구를 위해 함께 해준 기업들을 반드시 기억하자”고 강조하기도 했다.

일본노선 중심으로 성장세를 거듭했던 대구공항의 불황에 이어 항공사와 지자체별 갈등까지 우려되는 상황이지만, 대구시와 공항공사는 노선 다변화와 내수촉진 등으로 새로운 청사진을 꾸려나갈 계획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경북·대구뿐만 아니라 인접 지역민들도 대구공항을 이용하도록 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며 “대구가 해외에서 주목받는 관광지로 홍보하고, 관광객을 유치해 대구공항 여객 수를 증대시키는 방법도 검토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공항공사 최성종 대구지사장도 “일본 경제보복으로 대구공항 활성화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대구시의 적극적인 지원정책과 국내 LCC의 신규 국제노선 개발이 대구공항의 성장과 여객증가에 많은 기여를 했다”며 “앞으로도 여객수요 확대를 위해 지자체, 항공사와 함께 중국·동남아 노선개발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전재용 기자
전재용 기자 jjy8820@kyongbuk.com

경찰서, 군부대, 교통, 환경, 노동 및 시민단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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