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시계형 나노선 광센서 모듈 개념도
근적외선은 빛의 스펙트럼에서 적색 바깥쪽, 그중에서도 파장이 가장 짧은 광원이다.

근적외선은 열작용 외에도 광전작용, 형광작용을 나타내므로 광통신이나 레이저 치료기기와 같은 의료기기, 자율주행용 라이다(LiDAR), 보안·감시 기기 등 민간 및 국방산업 전반에 걸쳐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근적외선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광센서를 통해 빛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변환시키는 것이 핵심기술인데, 포스텍(포항공과대학교, 총장 김무환) 연구팀이 모래시계구조의 원리를 이용해 근적외선의 흡수를 늘리는 ‘광검출센서’ 개발에 성공했다.
왼쪽부터 포스텍 창의IT융합공학과 백창기 교수·김기현 연구교수·통합과정 서명해씨·전자전기공학과 박사과정 윤솔씨팀
포스텍 창의IT융합공학과 백창기 교수·김기현 연구교수·통합과정 서명해씨·전자전기공학과 박사과정 윤솔씨팀은 기존 반도체 공정을 이용하면서도 빛 흡수 효율을 높이는 ‘모래시계구조의 수직 실리콘 나노선’을 개발했다. 이 연구성과는 5일 세계적인 전자 소자 분야 학술지인 ‘네이처 일렉트로닉스(NatureElectronics)’에 게재됐다.

지금까지 근적외선 광검출센서는 화합물 재료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이는 노이즈로 인한 별도의 냉각장치가 필요하고, 집적이 어려우며, 넓은 면적으로 제작할 경우 생산비용이 높다는 단점이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화합물 재료의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실리콘 재료를 활용했으며, 근적외선 흡수율이 낮은 실리콘의 물질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모래시계구조의 수직 실리콘 나노선을 제시했다.

모래시계의 상부에서는 작은 소리도 크게 들리는 것 같이, 빛이 모래시계 안에서 빠져나오지 않고 공명을 일으키는 ‘속삭임의 회랑 공진’이 발생한다. 이처럼 근적외선이 나노선 지름을 따라 회전하며 흡수되기 때문에 흡수되는 빛의 깊이를 크게 늘리는 효과가 있다. 또한, 하부에서는 지름의 크기가 점차 커지는 수직방향으로 공기와 실리콘 사이의 굴절률의 차이가 점진적으로 증가해 나노선 상부에서 반사·투과된 광원을 효율적으로 재흡수한다.

연구팀은 모래시계구조 수직 실리콘 나노선이 기존 평판형 구조와 비교하면 1000nm 근적외선 파장에서 최대 29% 증가된 빛 흡수 효율을 보이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이번에 개발된 센서를 모바일 심박 측정시스템에 적용했을 때, 평판형 센서 대비 심박수 출력 파형의 크기가 크고, 기존 시스템과 1% 미만의 오차율을 나타내는 것을 검증, 상용화 가능성을 확인했다.

연구를 주도한 백창기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기존 저가·대량 생산이 가능한 반도체 공정과 100% 호환되는 실리콘 재료를 활용했으며, 실리콘 물질의 한계 파장 근처에서 근적외선 검출특성을 향상시킨 것에 큰 의미가 있다”며 “개발된 소자는 나노선 구조에 따라 원하는 근적외선 파장의 흡수 최적화가 가능하므로 차량용 라이다, 레이저 의료기기, 국방용 나이트비전, 이미지센서 등 다양한 광학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편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정보통신기획평가원)의 ICT명품인재양성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