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도 하기전에 과열 혼탁…정치권 이어 체육계도 분열 우려
일부 종목 제외하면 사실상 자생 능력 없어 존폐문제까지 제기

경북도체육회 이사회 모습.
내년 1월 16일 국민체육진흥법 상 지방자치단체장 및 지방의원의 지방체육회장 겸직 금지 규정 시행을 앞두고 민선체육회장 선거로 인한 스포츠계의 분열과 체육회 존폐문제까지 우려되고 있다.

경북도체육회는 지난 10월 5일 제24차 이사회에서 민선체육회장 선거에 따른 체육회 규약을 개정한 데 이어 11월 4일 제25차 이사회에서 지방체육회장 선거에 따른 선거관리규정을 개정했다.

이에 따라 체육회는 회장선거를 위한 공정선거관리위원회 구성에 들어갔다.

시·군 체육회 역시 체육회 규약 및 선거관리 규정 개정과 함께 본격적인 회장선거체제로 돌입하면서 도내 전체 스포츠계가 들썩이기 시작했다.

경북체육회장의 경우 김하영 전 상임부회장이 일찌감치 회장 출마를 선언하고 선거체제에 들어갔으며, 윤광수 직전 상임부회장은 지난 4일 이사회에서 상임부회장직 사퇴 및 회장 선거출마를 선언하고 나섰다.

여기에 공식적인 발표는 없었지만 윤진필 경산산업단지 관리공단 이사장도 출마 의사를 밝히고, 물밑작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시·군 체육회 역시 포항·구미·경주·경산 등 시 지역을 중심으로 다수의 후보군이 물망에 오르면서 경쟁체제가 불가피힐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민선 체육회장 선거가 과열될 경우 우려되는 폐해로 인한 분열과 체육회 자체가 존폐위기로 내몰릴 우려가 높다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국내 스포츠계는 대한체육회는 물론 전체 지방체육회의 경우 지자체 예산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어 사실상 자생력이 없는 단체다.

종목 회원단체 역시 일부 종목을 제외하고는 정부나 지자체 또는 회장단의 출연금 등에 의존할 만큼 열악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런 상황에서 선출되는 민간회장이 지자체장의 복심과 연결되지 않을 경우 체육회는 존폐의 기로에 설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실제 구미시의 경우 현재 체육회장 후보로 물망에 오른 인사 중 현 장세용 시장과 각을 세웠던 것으로 알려져 해당 후보가 체육회장으로 당선되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예측이 되지 않고 있다.

여기에 후보군이 난립할 경우 빚어지게 될 스포츠계 분열 문제도 적지 않다.

경북체육회의 경우 현재까지 출마를 선언하거나 활동 중인 3명 모두 이철우 도지사와 다양한 루트의 인연을 맺고 있어 3자 경쟁구도로 갈 경우 경북 스포츠계 전체가 분열될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이철우 지사가 생각하지 않은 후보가 당선되면 사태가 심각해 질 수 밖에 없다.

이 문제는 다수의 후보군이 출마를 선언하거나 활동 중인 것으로 알려진 일부 시·군 체육회도 마찬가지다.

반면 도내 상당수 군지역과 군소도시의 경우 일찌감치 후보 단일화를 통해 선거로 인한 분열을 방지하자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시·군 체육회 관계자들은 지난달 25일 열린 임시대의원 총회에서 “회장 선거가 과도한 경쟁으로 치닫거나 지자체장과 연결될 수 없는 사람이 당선될 경우 당장 내년 도민체전부터 출전할 수 없는 사태가 빚어질 수도 있다”고 “과열 선거보다는 스포츠계의 뜻을 모을 수 있는 후보 단일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철우 경북도지사 역시 체육회장 선거로 인한 폐해에 대해 우려의 뜻을 내비쳤다.

이 지사는 같은 자리에서 인사말을 통해 “나도 여러 번 선거를 치러 봤는데 선거 후유증을 해소하는 게 가장 힘들었다”며 “이번 첫 체육회장 선거로 인해 경북 스포츠계가 분열되지 않도록 체육인들의 중지를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종목단체장인 A씨는 “체육회장 선거가 과열될 경우 자칫 경북체육회가 공중분해 될 우려도 없지 않은 만큼 출마후보군들 간 대승적 차원의 지혜와 미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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