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제록
‘임제록(臨濟錄)’(민족사)은 선어록(禪語錄) 가운데서도 대표적인 책이다.

그래서 예로부터 ‘선어록의 백미’라고 불렸다. 게다가 그 문장이 직설적이며 명료하기 때문에 선(禪)을 알고자 하는 사람이나 전문 선 수행자에게 더없는 필독서이다.

이번에 민족사에서 간행한 석지현 역주·해설본 ‘임제록’은 중국 임제종과 조동종(묵조선) 계열의 대표적 공안송고평창집인 ‘벽암록’(전5권)과 ‘종용록’(전5권)을 역주·해설한 저자의 내공이 집약돼 있다.

뛰어난 언어감각을 지닌 시인으로 선시(禪詩)와 선어(禪語)를 우리말로 옮기는 작업에 전념해 온 저자는 독자들이 ‘임제록’의 요점을 간결하고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구어체 스타일로 명쾌하게 번역했고, 해설과 주(註)를 덧붙였다.

또한 임제록에서 인용하고 있는 경전과 어록, 언구(言句) 목록]을 정리해 수록했다. 이것만으로도 선(禪)을 공부하는 이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임제록’은 당나라의 선승(禪僧) 임제의현(臨濟義玄: ?~867)의 가르침을 그가 입적 후 제자인 삼성혜연(三聖慧然)이 편집한 것으로서, 현존하는 것은 임제 선사가 입적한 후 254년이 지난 1120년(북송의 선화 2년)에 원각종연(圓覺宗演)이 중각(重刻)한 것이다.

‘임제록’은 중국 선의 정점에 있는 조사선의 경지를 드러낸 선어록이다. 올바른 견해, 반야지혜, 정안, 정법안을 갖출 것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 ‘임제록’의 초점이다. 그것을 ‘임제록’에서는 ‘진정견해(眞正見解)’라는 말로 강조하고 있다. 즉 참으로 바른 견해를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안을 갖추지 못한다면 선수행이란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선어록의 백미인 ‘임제록’을 읽지 않고는 선어록의 진수를 맛보지 못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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