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천 최병국 고문헌연구소 경고재 대표·언론인
유천 최병국 고문헌연구소 경고재 대표·언론인

내년 4·15총선을 앞두고 인재영입에 나선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사람을 보는 안목이 그렇게 뛰어나 보이질 않는다. 장삼이사(張三李四) 수준이라고 하면 섭섭해 할지 모르나 그 정도 수준으로밖에 보이질 않는다. 황 대표가 삼고초려 해 한국당에 영입한 1차 인사들의 면면 수준이 우리 주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보통 시민들로 밖에 보이질 않는다. 이런 수준의 인재들로 내년 총선에서 문재인 정부 규탄을 위해 광화문 광장에 모여 주말마다 가슴이 터지도록 목청을 돋우는 수많은 국민의 갈망을 해결해 줄 수 있을지 의문이 간다. 지금은 경제, 사회, 교육 등 모든 분야에 ‘좌파 비상시국’이다. 이 중차대한 시국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광화문광장 국민’이 “이 사람이면 믿고 따를 수 있겠다”는 인물들을 삼고초려 해 영입해야 한다. 정치권을 기웃거리는 그렇고 그런 인물들은 시국이 안정되고 정치가 평화로울 때는 가능할 수가 있다. 그러나 ‘광화문 국민’과 한국당의 입장에서는 현재는 태평성세의 시기가 아니다. 국가의 운동장이 한쪽으로 기울어지고 있다. 이를 바로 잡기 위해서는 황 대표와 한국당은 지금이 절체절명의 시국이라는 생각을 버리지 않아야 한다. 올곧은 인재를 모셔오고 국민이 몸서리치는 친박·비박이라는 계파 싸움도 끝내야 한다. 또다시 친박·비박의 소리가 이어지면 한국당의 앞날은 없다. 일제 강압기에 가산을 팔아 독립군 군자금으로 제공한 독립지사들의 구국정신을 본받아야 한다. 현 정권에 적폐 대상으로 몰려 핍박을 받은 인재들은 영입인사에서 제외해야 한다. 이들에게 권력이 쥐어지면 보복의 칼을 휘두를 수가 있다. 이러면 퇴보의 정치밖에 없다.

황 대표가 지난달 31일 발표한 1차 인재 영입의 제1호 영입으로 거론된 박찬주 전 육군 대장도 문재인 정부에서 전 정권의 최우선 적폐 대상자의 한 명으로 꼽혀 곤욕을 치른 인물이다. ‘공관병 갑질’ 논란의 후유증으로 한국당 내부와 여론이 좋지 않아 1차 영입대상에서 제외된 박 전 대장은 ‘공관병 갑질’ 의혹을 해명하는 기자회견장에서 군인권센터 소장을 향해 “삼청교육대…”의 막말을 쏟아냈다. 박 전 대장은 해명을 하려다 되래 이 같은 퇴행적 발언으로 공관병 논란에 기름을 끼어 얹은 셈이다. 이 발언으로 당 내외의 여론이 최악으로 치닫자 황교안 당 대표가 2차 인재 영입 명단에서 박 전 대장을 제외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적어도 4성 장군 출신이면 주변의 앞뒤 상황에 맞는 말을 해야 되는 것이 아닌가. 지금이 어느 때인가. 5공 시대의 발언을 서슴지 않은 것은 그동안 겪은 울분이 순간적으로 치솟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것을 참아낼 줄 알아야 역경을 이겨낸 참군인이 아닐까.

총선에서는 인재 물갈이 싸움이라고 할 수가 있다. 총선을 5개월여를 앞두고 집권 민주당이 발 빠르게 앞서 나가고 있다. 초선의원 2명이 일찌감치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당의 체질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의원들의 불출마 선언과 물갈이를 화두로 꺼내보지도 못하고 있다. 다행히 6일 유민봉 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중진의원들의 용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초선 의원 25명도 7일 모임을 갖고 당의 전·현직 지도부와 대선 주자군으로 꼽히는 인사들을 향해 ‘험지(險地)’ 출마를 요구하고 나섰다. 황교안 대표도 지난 6일 우파 대통합을 제안하고 나섰다. 모처럼 한국당내에서도 체질개선의 몸부림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당의 당 체질 개선 성공은 황 대표의 의중에 달렸다. 정쟁으로 얼룩진 국회에 대한 유권자의 분노를 넘어설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인물 물갈이라는 사실을 황 대표는 알아야 한다. 내사람 끌어안기만 한다면 내년 총선은 보나 마나다. 구태의 허물을 완전히 벗겨야 한다. 그래야 살아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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