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의회가 해마다 경북도 산하 출자 출연 기관에 대한 행정사무감사를 벌이고 있지만 부실 경영은 물론, 방만 경영이 근절되지 않고 반복되고 있다. 산하 기관의 이 같은 행태로 ‘백년하청’이란 말이 나오고 있다.

지난 7일 열린 경북도의회 기획경제위원회의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 경북신용보증재단, 경북경제진흥원 등 경북도 출자출연기관 행정사무감사가 진행됐다. 이날 감사에서 지난해와 똑같이 부적절한 조직운영과 허술한 사업관리, 부적격자 보조사업 지원 등 방만·부실경영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는 서울, 경기 등 수도권 기업에 창업기업 일자리 지원사업을 한 것이 드러났다. 또 창업보육기업 선정 시 입주기준에 적합하지 않은 기업이 선정되는 등 사업관리가 부실하기 짝이 없었다. 이러고서야 어떻게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라 하겠는가. 이뿐 아니다. 이사회에 전문성이 없는 대리참석자가 안건을 의결하기도 했다.

같은 날 열린 경북도의회 행정보건복지위원회의 포항의료원 감사에서는 지난해 지적된 것과 같은 과도한 항생제 처방에 관해 지적을 받았다. 감사가 그저 요식행위쯤으로 여겨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에 똑 같은 내용의 지적을 받았지만 개선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경북신용보증재단 감사에서는 매년 대위변제액이 증가하고 있음에도 과도하게 임금을 인상한 것으로 드러나 향후 임금인상 때는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라는 지적을 받았다. 또 전국 16개 신용보증재단 가운데 직원들의 근속연수가 두 번째로 짧아 부실채권 관리와 업무의 연속성,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받았다.

경북경제진흥원 행정사무감사에서는 성과급 나눠먹기, 보조사업 운영 부적정은 물론 음주 운전 등 비리백화점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정규직원에게 성과급 지급을 하면서 개인별 근무실적이 아닌 직급별로 배분했다.

경북도는 지난해 말 민선 7기 도정개혁 과제의 하나로 공공기관 혁신안까지 발표했다. 도의 혁신안은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운영, 책임경영 강화, 경영평가 시스템 개선, 역량 혁신과 사회적 책임 강화 등 4대 추진 전략이 골자였다. 하지만 이 같은 혁신 전략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경북도 출자·출연기관의 경영이 부실 방만한 것은 상당수 기관의 장을 전문성이 없는 사람들이 맡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고액 연봉을 받으며 기관이 적자든, 조직이 방만하든 적당히 임기만 채우고 떠나면 그만이라는 식의 사고가 팽배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행정사무감사가 연례행사로 전락했고, 현신 전략도 무용지물이다. 기관장의 교체와 외부인 감사제도의 도입 등 특단의 대책 없이는 내년에도 똑 같은 지적이 나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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