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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제공국 일본이 '지소미아 갈등' 풀 실마리 제시해야
원인제공국 일본이 '지소미아 갈등' 풀 실마리 제시해야
  • 연합
  • 승인 2019년 11월 12일 19시 57분
  • 지면게재일 2019년 11월 13일 수요일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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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가 열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문제 해결의 조짐이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이에 따라 한미일 안보협력 체제 유지를 명분으로 한국에 지소미아 연장을 압박해온 미국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미국 고위 당국자들의 행보 중 가장 주목되는 일정은 14~15일 서울에서 열리는 한미 군사위원회(MCM)와 안보협의회의(SCM)다. 한미 군 사이에는 방위태세 점검과 북핵 대응 방안 공조,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등 핵심 현안이 있지만 지소미아 갈등 해소 문제도 특별히 논의될 것이다. 지소미아 문제가 막판 극적 변수가 없는 한 22일 자정 협정 효력이 끝나는 발등의 불이기 때문이다. 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은 방한에 앞서 일본으로 가는 기내에서 “지소미아는 지역 안보와 안정에 필수적”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하며 한국에서 어떤 요구를 할 것인지 분명히 예고했다. 밀리 의장은 아베 신조 총리와 만난 뒤에는 “지소미아 시효 만료 전에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한다. 일본 고위 관료들을 잇달아 만난 밀리 의장이 한국에 전할 메시지 내용과 강도가 주목된다.

미국 고위 관료들은 지난 8월 22일 한국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 직후부터 대놓고 강한 우려와 실망을 표출해 왔다. 한일 사이가 틀어지면 북한과 중국만 좋은 일이라는 밀리 의장의 발언은 새로울 게 없지만 그만큼 미국 정부가 지소미아 유지를 강하게 요구하는 현실을 잘 말해준다. 미국은 공식적으로는 ‘중재’라는 표현을 꺼리며 신중하게 중간 역할을 하는 상황이다. 그만큼 한일의 입장차가 첨예하기 때문이다. 안보상 믿을 수 없다며 경제보복을 가한 나라와 민감한 군 정보를 공유할 수 없다는 우리 정부에 맞서 일본은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다. 일본이 애초 문제를 키웠는데도 타협의 실마리를 내놓기는커녕 “수출규제와 지소미아는 별개”라는 입장만 되풀이하며 아베 정부 식 막무가내로 나와 출구가 안 보이는 상황이다. 그래서 한미일 3각 체제를 구성하는 제3국인 미국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다만 미국이 일본에 치우친 시각으로 주로 한국만 압박한다는 인식을 주면 곤란하다. “보통의 미국인은 주한·주일 미군의 필요성과 비용을 묻는다”며 밀리 의장까지 가세한 미국의 방위비 압박으로 한국 내 여론이 좋지 않은 점도 유념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중간자 역할에 앞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당사국들의 노력이다. 그나마 기대를 갖게 하는 것은 지소미아 종료를 목전에 두고 한일 장관급 회담이 두차례 열릴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한일 국방부 장관과 방위상이 16~19일 방콕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 회의를 계기로 회담하는 방안을 최종 조율 중이라고 한다. 회담이 열리게 되면 양국 국방장관 회담은 지난해 10월 이후 1년여만이라고 한다. 또 다른 기회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2~23일 나고야에서 열리는 G20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할 가능성이다. 참석이 성사된다면 또 다른 막판 타결의 기회를 갖게 되는 셈이다. 충분히 입장차를 확인했고 물밑으로 협상 노력도 벌여 왔을 터이니 이제는 비록 작은 것이라도 타결의 단초가 될 접점을 찾길 기대해 본다. 특히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유발한 원인 제공국인 일본이 먼저 해결의 실마리를 제시하는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는 게 올바른 수순이다. 우리 정부도 명분 못지않게 실리도 중시하는 외교적 유연성을 발휘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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