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회 경북일보 문학대전 공동대상 소설 부문

제6회 경북일보 문학대전 소설 부문 심사위원, 왼쪽부터 이연주, 엄창석, 임수진
올해 경북일보 문학대전은 지난해보다 더 풍성한 작품이 제출되어 바야흐로 전국의 많은 문학인들이 바라보는 문학의 축제장이 되지 않았나 여겨진다. 응모된 총 435편 가운데 예심의 좁은 터널을 통과한 작품만 해도 무려 50편이었다. 예상한 대로 본심에 오른 50편은 수준 있는 소설의 요건을 갖춘 만만찮은 작품들이었다.

다양한 개성을 뽐내는 작품들 가운데서 심사자의 눈길을 사로잡은 작품은 「알비노」, 「할머니의 봄 소풍」, 「노아의 방주」, 「안타깝게도 라이트세이버」 등 네 편으로 압축되었다.

「알비노」는 고등학생 때 청소년 상담센터를 방문했던 화자가 10년 후 그때의 상담 선생님에게 편지를 보내는 서간체 형식의 소설이다. 이 소설은 폭력적이고 알코올 중독자였던 아버지보다 그를 병들게 한 이 사회의 약탈적 압제에 의한 핍박을, 열성유전자끼리의 결합인 알비노에 비유했지만 화자의 낙태까지 연결한 것은 비약이 아닌가 의문이 들었다. 「할머니의 봄 소풍」은 어린이 특유의 환상적 시각을 잘 살린 작품이었다. 할머니가 마술사 집안답게, 자신의 몸을 실은 관이 화장장 불 속으로 들어갈 때 ‘할머니 밖으로 나오세요,’라고 소리쳐달라고 소년에게 부탁하는 멋진 대목만 보아도 이 소설이 얼마나 기민하지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가끔 요령부득인 대목이 나오거나 주제의 모호함이 문제가 되었다.

「노아의 방주」는 프로 게이머나 e스포츠 중계자가 되는 꿈을 가졌으나 불량기를 가진 소년의 방황을 다룬 소설이다. 허름한 다세대 주택에서 혼자 살다시피하고 있는 ‘노아’는 불량소년에게 있을 만한 행동의 범주를 별로 벗어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노아’가 소녀와 함께 있는 공간이 “세상의 바다에서 외딴 섬 같은 방주가 된다”는 마지막 대목이 크게 울린다.

「안타깝게도 라이트세이버」가 대상으로 선정되는 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시장에서 생선 좌판을 하는 할머니가 소년의 눈에는 라이트세이버를 손에 든 게임 속의 인물처럼 보이는 이 소설은 여러 장점을 함유했다. 서사의 전개가 활달하고 현장성이 생생하며 가끔 할머니가 보이는 치매 증상마저 흥미로운 착상으로 풀어낸다. 무엇보다도 외로운 소년에게 엄마가 돌아왔을 때 소년이 보여준 꿋꿋함은 이 험악한 세상을 견뎌내는 힘이라는 작가의 시선이 믿음을 주었다.

심사위원들은 「노아의 방주」를 금상으로, 「할머니의 봄 소풍」과 「알비노」를 은상으로, 그 외 「나바호의 일몰」과 「바다를 열면 또 하얀 바다」와 「피나무 유령」을 동상으로 결정했다. 수상자 여러분들께 축하를 드린다.(심사위원 이연주, 엄창석(글), 임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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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현정 기자
남현정 기자 nhj@kyongbuk.com

사회 2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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