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일본에서 2012년 공식 멸종 선언된 수달이 대마도(對馬島·쓰시마섬)에서 발견돼 화제가 됐다. 완전히 사라졌던 수달이 일본 땅에서 다시 발견됐으니 호들갑을 떨만했다. 일본 학자들이 대마도 수달의 유전자를 확인해 봤더니 우리나라 수달과 종이 같은 유라시아 종이었다고 했다.

학자들 사이에선 포유류 수달은 장거리 수영을 못하는데 50㎞나 되는 바다를 어떻게 건넜을까 하는 것이 의문이었다. 일본 학계는 정박해 있던 선박에 몰래 올라타 밀항(?)한 것으로 결론지었다. 당시 조사에서 쓰시마에는 암컷 한 마리를 포함한 4마리의 수달이 살고 있는 것이 확인 됐다. 쓰시마 수달은 조선통신사 못지 않은 칙사 대접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수달은 귀한 대우를 받는다. 1982년 천연기념물 제330호로 지정됐고,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분류돼 있다. 가끔 큰길로 나왔다가 차에 치여 비명횡사한 수달의 부음 기사가 일반 사람의 부음 기사보다 훨씬 상세하고 애절하게 전해지기도 할 정도다.

족제비 과에 속하는 수달은 귀여운 외모와 다르게 어류와 게는 물론, 조개까지 잡아먹는 민물 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다. 수달은 지금까지 깨끗한 1급수에만 산다고 했지만 최근에는 국내 대부분의 강과 하천에 살고 있는 것이 잇따라 확인되고 있어서 연구 대상이다.

지난해 8월 전남 무안과 여수에서 구조돼 국립생태원 한국수달연구센터에서 자연적응 훈련을 받은 수달 한 쌍이 18일 대구 금호강 안심습지에 방사됐다. 안심습지에 놓아 준 것은 이 곳이 개체 간의 서식지 충돌이 적고, 먹이가 풍부해서 수달이 살기에 좋은 조건을 갖췄기 때문이다.

대구에는 지난해까지 신천과 금호강, 동화천 등에 24마리의 수달이 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에 ‘대구’를 한 글자씩 각각 이름의 첫 글자로 딴 수컷 ‘대길이’와 암컷 ‘구순이’ 한 쌍이 보태져서 대구에 사는 수달은 26마리가 됐다. 국립생태원은 방사한 수달의 몸에 위치추적 장치를 달아 행동특성과 서식지 생태 환경연구 등을 할 계획이다. 시련을 겪고 호남에서 영남으로 와서 신접살림을 차린 대길이와 구순이가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해서 영호남 상생의 상징이 되길 바란다.
 

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이동욱 논설주간 donlee@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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