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신’ 표현으로 지소미아 연장 기정사실화 의도 관측…"한일 진지 논의 권고"
"한일관계 다른 영역서 안보사안 분리돼야"…‘美안보이익 침해말라’ 간접경고

미국 국무부는 22일(현지시간)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에 대한 한국 정부의 조건부 연기 결정과 관련해 “갱신(renew) 결정을 환영한다”면서 한미일 3자 안보협력을 강조했다.

한국 정부의 이번 결정을 지소미아 연장으로 기정사실화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문제 해결을 위한 한일의 진지한 논의를 권고하면서도 안보사안으로 확대시키지 말라는 간접적 경고도 내놨다.

미 국무부는 이날 뉴스의 논평 요청에 “미국은 지소미아를 갱신한다는 한국의 결정을 환영한다”면서 “이 결정은 같은 생각을 가진 동맹이 양자 분쟁을 헤쳐나갈 수 있다는 긍정적 메시지”라고 밝혔다.

한국 정부가 지소미아 효력을 언제든 종료시킬 수 있다는 전제하에 종료 통보의 효력을 정지시킨 데 대해 ‘지소미아 갱신 결정’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미국이 한국 정부에 지소미아 연장을 공개 압박해온 상황에서 이번 결정을 지소미아 갱신으로 보는 미국의 시각을 드러낸 셈이다.

국무부는 또 “한일이 역사적 사안들에 지속성 있는 해결책을 보장하기 위한 진지한 논의를 이어갈 것을 권고한다”면서 “미국은 한일관계의 다른 영역으로부터 국방 및 안보 사안이 계속 분리돼 있어야 한다고 강력히 믿는다”고 강조했다.

한일이 갈등 해결을 위해 적극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하면서도 해묵은 양국 갈등이 미국의 안보이익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간접 경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무부는 “우리가 공유하는 지역적·국제적 도전을 고려하면 3자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결정들은 시의적절하고 대단히 중요하다”면서 “우리는 공동의 이익에 대한 인식 하에 한일과 양자·3자 안보협력을 계속 추구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리는 핵심 동맹 강화를 위해 일본 나고야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외교장관 회의에서 한일 대표단과의 만남을 고대한다”고 부연했다.

한국 정부는 이날 지소미아 협정 종료 통보의 효력을 정지하고 한일 간 수출관리 정책대화가 정상적으로 진행되는 동안 일본측의 3개 품목 수출규제에 대한 세계무역기구 제소 절차를 정지한다고 발표했다. 수출규제 문제 해결을 위해 조건부로 지소미아 종료를 연기한 셈이다.

미국은 한국 정부가 지난 8월 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했을 때 ‘강력한 우려와 실망’이라는 표현을 동원해 강하게 비판했으며 종료 시한 목전까지 지소미아 연장을 공개 촉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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