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임규 경주국립공원사무소장
김임규 경주국립공원사무소장

우리나라에는 22개의 국립공원이 있다.

이중 탐방객이 가장 많이 찾는 국립공원은 어디일까?

지난해 기준 한려해상(640만), 북한산(550만), 지리산(330만), 설악산(320만), 무등산(310만) 순으로 탐방객이 많이 찾은 것으로 집계되었다.

그렇다면, 외국인이 가장 많이 찾은 국립공원은 과연 어디일까?

그동안 부동의 1위는 가을철 단풍으로 유명한 설악산이었다. 설악산은 수년간 국립공원 인지도에서도 1위를 하는 곳이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경주국립공원이 설악산을 앞서기 시작했다. 평균적으로 탐방객 100명당 1.5명이 외국인인데, 경주국립공원은 이보다 4배가 넘는 7명이나 된다.

우리나라 국립공원을 찾는 외국인의 32%를 경주국립공원이 소화하고 있는 것이다. 경축할만한 일이다.

그러나 외국인을 맞이하는 우리의 준비상황은 어떠한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의 ‘2018 외래관광객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전반적인 만족도가 감소(94.3%→93.1%)하였는데, 특히 ‘언어소통’ 관련 만족도 감소(66.2%→60.5%)가 두드러졌다고 한다. 특히 비영어권 관광객의 만족도가 낮은 경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가운데 정부는 지난 4월 2022년까지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2300만 명 시대를 대비한 관광 혁신전략을 발표했다.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때다.

과거의 국립공원 지역주민은 주로 관리의 대상이었다. 불법영업행위, 임산물 채취 제한 등 지역주민의 의식주와 자연공원법은 여러 곳에서 충돌됐다.

그러나 2000년대에 들어 지역사회 협력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면서 지역주민은 이제 관리가 아닌 동행의 대상이 되었다.

동행(同行)으로 동행(同幸)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경주를 찾는 외국인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 있어 지역주민과 함께 노력할 수 있는 것, 그리고 그 노력의 결실이 상호 윈-윈(Win-Win) 될 수 있는 것을 찾아야 한다.

최근 들어 외국인의 관광트렌드는 단순히 명소를 둘러보는 유람형에서 공연, 외식, 문화 등 한국의 역사·문화와 일상을 가까이서 느껴보는 체험형으로 변화하고 있다.

경주국립공원사무소에서는 이러한 트렌드에 맞추어 신라 복식 체험, 태극기·한글 배우기, 느린 우체통 등 올해에만 총 24개국 1700여 명에 대하여 이색 체험을 제공하기도 하였다.

또한, 외국인 탐방객 급증 추세에 맞춰 이미 경주국립공원사무소에서는 자연환경해설사 일부를 지역의 다문화 가정 여성으로 채용하여 전문교육을 통해 ‘세계속의 경주’라는 다양한 체험을 담고 있는 생태탐방프로그램을 활발히 운영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경주시 관내 이주여성이나 외국어가 가능한 경력단절 여성을 대상으로 전문 외국어 가이드를 양성하여 현재 공원 현장에서 탐방안내를 하고 있다. 앞서 말한 ‘언어소통’의 문제를 지역 내에서 해결한 것이다. 이들의 활동은 경주를 찾는 관광객의 만족도 제고는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이들에 대한 꾸준한 멘토링과 역량 강화에 대한 지원은 경주국립공원사무소에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 이제는 이들에 대한 의미 있는 일자리가 마련되어야 한다.

옛말에 ‘종잇장도 네 귀를 들어야 바르다’라는 말이 있다. 어떤 일 하나라도 서로 의견을 함께하고 모두의 힘을 합해야 올바르게 일이 진행된다는 뜻이다.

우리의 이러한 노력이 사회적 기업, 유관기관, 관광마케터 등 지역의 관심을 통해 좋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길, 그래서 국익은 물론 사회적 가치창출에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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