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동학 혜명학술원 원장
류동학 혜명학술원 원장

송대(宋代·960~1279)의 서자평이 기존의 년주(年柱)위주의 명리학을 월지(月支)와 일간(日干)을 중심으로 간명하는 자평명리학(子平命理學)을 만들었다. 자평명리학은 기존의 가문이나 집안을 중시하던 당 왕조(618~907)의 시대적인 분위기를 개인의 자아를 중시하는 일간을 중심으로 나머지 7자의 관계를 음양오행의 생극제화(生剋制化)와 지지의 합형충파해(合刑沖破害)를 중심으로 보는 신법명리학(新法命理學)이다. 기존의 명리학은 고법명리학(古法命理學)이라 부른다. 이러한 신법명리학과 고법명리학을 종합해서 나온 서책이 명대의 만민영이 정리한『삼명통회(三命通會)』라는 명리서이다.『삼명통회(三命通會)』는 신법명리학인 자평명리학에는 없는 각종 신살 등을 수백 가지나 언급하고 있는 일종의 백과사전 같은 명리서이다.

자평명리학의 교과서격인『명리정종』,『적천수』,『자평진전』,『궁통보감』등의 명리서에는 철저하게 음양오행의 생극제화의 원리에 의해 간명(看命)한다. 즉, 일간을 도우는 어머니 같은 존재의 정인(正印) 및 편인(偏印), 일간이 생하는 자식 같은 식신(食神)과 상관(傷官)의 상생관계, 일간이 관리하고 지배하는 정재(正財·고정재산)와 편재(偏財·유동재산)와 일간을 제압하고 조절하는 정관과 편관같은 관살(官殺)의 상극관계를 중요시한다. 또한 음양오행의 합으로 변화하여 다른 오행으로 변화시키는 화(化)등의 이론으로 간명하기 때문에 자평명리학은 신살을 철저하게 무시하는 명리학이다.

시중에서 활용하는 각종 신살(神殺)들이 자평명리학의 이론체계와는 서로 충돌하는 이론이지만 시중의 각종 역술로 업으로 하는 곳에는 수백 개의 신살들이 난무하고 있어 혼란스럽다. 자평명리학은 월지를 기준으로 보는 격국론(格局論), 일간을 기준으로 전체의 기세의 강약을 보는 억부론(抑扶論), 계절의 조화로운 중화를 보는 조후론(調候論)을 위주로 간명한다, 또한 각종 십성(十星)이론 및 용신(用神)과 희신론(喜神論) 및 합형충파해를 위주로 간명하는 자평명리학은 공부하기가 시간적으로 오래 걸리고 종합적으로 정리하는 서책이 부족한 것이 많아 더욱더 각종 신살이 난무하고 있다. 그러므로 보다 정제된 신살론을 적용할 필요가 있고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

보통 택일하는 경우에 자주 적용하는 것이 천우신조의 덕을 본다는 천을귀인(天乙貴人)이다. 이러한 천을귀인은 사주에 있다고 무조건 좋은 것이 아니라 자평명리학의 이론체계와 조화롭게 적용되어야 제대로 효력을 발휘할 수가 있다. 이러한 천을귀인은 일간을 위주로 보는데 일간이 갑(甲), 무(戊), 경(庚)의 경우에 지지가 축토(丑土)나 미토(未土)의 경우에 천을 귀인에 해당한다. 일간이 병화(丙火)나 정화(丁火)의 경우는 해수(亥水)나 유금(酉金)의 경우가 천을 귀인이다. 일간이 을목(乙木)이나 기토(己土)의 경우는 신금(申金)이나 자수(子水)가 천을귀인이다. 보석이나 송곳 같은 신금(辛金)의 경우는 오화(午火·말)와 인목(寅木·범)이 천을귀인이다. 마지막으로 임수(壬水)와 계수(癸水)는 묘목(卯木·토끼)과 사화(巳火·뱀)가 천을 귀인이다.

천을귀인은 청왕조(1636~1911)부터 최고의 길신으로 평가받아왔고, 현재도 그 활용도가 매우 높은 최고의 길신이다. 천을귀인이 사주팔자에 있거나 행운에서 나타나면 흉한 일도 길로 변하게 하는 천우신조와 조상의 음덕을 받는다. 또한 천을귀인은 음덕을 받는다는 암록(暗祿)과 같이 하늘의 천우신조의 덕을 보는 길신이다. 암록은 12운성의 건록과 육합(六合)이 되는 지지를 말한다. 예를 들어 필자의 사주는 을사년 경진월 신축일 임진시생으로 생일인 신금(辛金)의 건록궁은 유금(酉金·닭)으로 유금과 진토(辰土·용)는 육합으로 월지와 시지의 진토는 암록에 해당되어 음덕을 받는다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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