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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예산심사, 올해도 깜깜이·졸속 우려된다
국회 예산심사, 올해도 깜깜이·졸속 우려된다
  • 연합
  • 승인 2019년 11월 27일 16시 22분
  • 지면게재일 2019년 11월 28일 목요일
  • 1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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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내년 나라 살림 예산이 국회에서 졸속·깜깜이로 결정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예산안 법정처리 시한(12월 2일)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예산안을 심사 중인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원회는 감액과 증액을 최종 조율할 소소위 구성을 놓고 갈등을 빚으면서 심사가 늦어지고 있다. 여야는 부랴부랴 27일 예산소위를 정상 가동하기로 합의했으나, 애초 설정한 29일 심사 종료는 물 건너간 것으로 보인다. 선거법 개정안을 포함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처리 등을 놓고 여야 긴장이 고조되면서 예산안 심사는 뒷전으로 밀려난 모습이다. 막판 정치 흥정으로 심사를 마무리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법정시한 내 예산안이 처리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정부가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은 513조5천억 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이다. 어느 해보다 국회의 깐깐한 심사가 요구된다. 예산이 크게 불어나면서 너무 방만하게 편성된 게 아니냐는 비판이 있어서다. 세수가 정체된 상황에서 부족한 예산을 빚으로 충당하면서 재정 건전성에 대한 걱정도 크다. 예산 규모가 늘어났다고 해서 무조건 깎아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국민의 혈세가 효율적으로 쓰여 민생이 개선되고 국가 경쟁력이 높아지도록 제대로 배분하는 것은 국회의 기본적인 책무다. 하지만 국회의 예산심사에서 이런 고민의 흔적은 찾아보기 어렵다. 국회 17개 상임위 가운데 12개 상임위 예비심사에서만 증액 규모가 10조6천억 원으로 달했지만, 감액은 약 5천억 원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지역구 의원들의 민원성 의심이 짙은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증액은 2조원이 넘었다. 예산안 가운데 불요불급한 14조5천억 원 감액을 공언했던 야당 의원들이 상임위 예산 증액에 다투어 가세했다니 어안이 벙벙할 뿐이다. 앞에서는 현미경 심사를 외치면서 뒤에서는 예산 증액에 여야 의원들의 죽이 척척 맞은 것이다.

투명하지 않은 예산심사의 프로세스도 문제다. 예산안은 법적 자격을 갖춘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가 심사해 전체회의를 거쳐 본회의에 넘기게 돼 있다. 하지만 심사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명분으로 예산안조정소위는 그간 여야 간사와 기획재정부 관계자 등 소수의 인원으로 소소위를 구성해 밀실에서 예산의 증액·감액을 결정했다. 법적 근거가 없는 데다 지금까지는 회의록도 없고 언론 취재도 어려웠다. 당사자들이 밝히기 전에는 무엇이 논의되고 어떻게 의사 결정이 이뤄졌는지 내막을 알 수 없는 ‘그들만의 심사’였다. 이 때문에 의원들의 민원성 예산 요구인 ‘쪽지’가 난무하고 밀실 주고받기가 이뤄지는 창구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이런 점을 의식해 여야는 소소위에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여야 3당 간사만 참여하고 속기록을 남기는 한편 언론에 매일 논의 내용을 브리핑하기로 했다. 여야가 예산심사의 투명성을 높인 것은 잘한 일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밀실 예산심사에 대한 우려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참석자들이 입을 맞추면 얼마든지 예산 담합과 끼워 넣기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올해의 경우 예산안조정소위는 지난 22일 1차 감액 심사를 마치고 정리되지 않은 470여 건을 소소위에 넘겼다. 닷새간 중단됐던 예산심사가 27일 재개됐다고는 하나, 예산안처리 법정시한이 다가오고 있어 밀도 있는 심사는커녕 각 사안을 주마간산 식으로나마 살펴볼 시간은 있는지 모르겠다. 여야 정당과 의원들은 자신들의 밥그릇이 걸린 선거법 개정안에는 쌍심지를 켜고 있다. 나라 재정의 건전성과 민생이 걸린 예산안 심사에서도 그 치열함의 일부만이라도 보여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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