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규 문학평론가
한정규 문학평론가

경상북도 구미시에는 해발 977m 높이에 기암괴석이 어우러져 급경사에 험준한 금오산이 있다. 금오산은 구미시와 김천시 그리고 칠곡군에 걸쳐있다. 금오산 정상에는 분지가 있으며 정상 아래로는 마치 뾰족한 칼날을 세워놓은 것같이 절벽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 산세가 까다롭고 등산하기에 쉽지 않은 험준한 산이다.

금오산을 대본산^남숭산^와불산이라 부르기도 한다. 누워있는 사람 얼굴 모습과 비슷하다 하여 와불산이라고 도하고. 금오산을 지나던 아도가 저녁노을 속으로 황금빛 까마귀가 나는 모습을 보고 산 이름을 금오산이라 붙였다 한다. 그렇게 금오산은 이름이 다양하다. 중요한 것은 예로부터 금오산을 태양의 정기를 받은 명산이라는 점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까치를 길조라 하며 아침에 까치를 보고 까치소 리를 들으면 좋은 일이 생길 거라 하는 말이 있다. 반면 까마귀 하면 흉조로 까마귀가 내는 소리를 듣기만 해도 재수가 없다는 등 좋지 않은 일에 빗대 말을 한다. 하지만 유럽에서는 우리와는 달리 까마귀를 길조라 하여 아침 까마귀를 보고 까마귀가 내는 소리를 들으면 그날 좋은 일이 생긴다고 한다.

구미사람들은 그런 길조 까마귀를 그것도 황금빛을 지닌 까마귀라는 금오산을 옆에 두고 살고 있으니 더없이 행복한 것 아닌가 싶다.

귀담아들을 것은 조선시대 무학대사가 금오산을 보고 왕기가 서려 있는 산으로 어젠가는 이곳에서 왕이 태어날 거라고 했다는 점이다. 그런데 무학대사가 했던 말이 헛되지 않았다. 금오산의 정기를 받아 1917년 11월 14일 구미시 상모동에서 박정희가 태어나 1961년 5월 16일 군사혁명을 일으켜 1962년 3월 23일 대통령 권한대행을 하다 1963년 12월 17일 대통령으로 정식취임했다. 대통령이 되는 과정이야 어떻든 무학대사가 했던 말이 틀리지 않았다.

구미시 중심 시가지 서남부에 금오산이 솟아있으며 금오산의 좁고 긴 계곡 아래 저수지와 벌판이 한눈에 들어온다. 계곡 안에는 고려말기 성리학자 야은 길재의 충절과 학문 유덕을 추모하기 위해 조선 영조 44년 1768년에 세운 금오서원 일명 채미경이 있다.

채미경 뒤에 팔각으로 지은 집이 있다. 그리고 경모각(閣)에는 길재의 충절을 기린 숙종의 어필 오언구가 있으며 유허비각이 나란히 자리하고 있다.

캐이불카를 타고 오르면 명금폭포가 있다. 물소리가 금오산을 울린다고 하여 명금폭포라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또 그곳에는 의상대사가 수도했다는 도선굴이 있고 약사암과 해운사라는 절도 있다. 금오산 정상에는 보살입상이 있으며 고려 말에 돌로 쌓았다는 금오산성도 있다.

구미에는 금오산의 절경과 볼거리가 아니고도 국보 하나가 있으며 보물 여섯 개 천연기념물 두 개 사적 2개소 그 이외 도 지정 유형문화재 열아홉 곳 기념물 여덟 곳 무형문화재 하나가 있다.

특히 보물 중에는 선산 낙산동 3층 석탑과 보물 제490호인 금오산 마애보살 입상이 있으며 다른 지역에서는 보기 드문 유적 임수동의 고인돌 선산읍 생곡리 고인돌, 인의동의 인동입석과 함께 황산동에 90여 기의 큰 고분군이 있다.

또 해평면 낙산리는 삼국시대 고분군이 있다. 그뿐만 아니라 해동불교의 발상지 도리사 절터와 도리사 석탑 등 불교문화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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