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식 포항지역위원회 위원·시인

 

광고는 상품 또는 서비스에 대한 정보를 소비자에게 알리는 다양한 활동을 뜻한다. 가장 중요한 목적은 구매자 선택을 유도해 판매를 촉진코자 함이다. 당연히 일상생활에 유익한 필수품이 대부분. 한데 가끔은 특별한 물건도 선전한다.

기적의 건국이라 일컫는 이스라엘. 현존의 국가들 가운데 민족 전체를 몰아내고 탄생된 유일한 경우다. 제2차 세계대전 후에 시온주의 민병대가 75만 명 넘는 팔레스타인인을 쫓아내면서 현대사에 명함을 올렸다. 미국의 전폭적 지원은 군사력과 경제력 발전을 견인했다. 중동의 전략적 이익과 석유 지배력이 관련된 때문이다.

1982년 이스라엘은 베이루트를 폭격하고 레바논을 침공한다. 이후 그들의 군수업체는 자사의 무기 세일을 홍보하고자 외국 언론에 광고를 게재했다. 제트기가 폭발탄을 투하하는 장면과 함께 연인처럼 진지한(?) 카피를 붙였다. ‘당신의 기대를 결코 저버리지 않는 믿음직한 폭탄’이라고.

해외여행을 다니며 자주 목격한 광고판 가운데 하나는 ‘SAMSUNG’이다. 선명한 하늘색 영문을 보면 저절로 걸음이 멈춘다. 친구를 만난 듯 반가우면서 자랑스럽다. 지구촌 곳곳에 자리한 로고가 한국인의 자긍심을 일깨운다.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러시아 문화 예술의 수도. 겨울궁전 뒤편 네바 강변에서 위쪽을 바라보면 멀리 수평선 위로 삼성 광고판이 우뚝하다. 드넓은 물줄기 한쪽에 위치한 상트페테르부르크 호텔 옥상에 설치된 로고. 강변도로를 따라 그곳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산책로 덕분에 즐거웠다.

근자 다녀온 치앙마이에도 삼성은 위풍당당했다. 특히 치앙마이 대학교 정문 맞은편엔 큼직한 송혜교 사진이 붙은 화장품 간판이 있고, 나란히 갤럭시 광고판이 세워져 오가는 대학생을 유혹한다.

또한 사과의 아버지 알마티는 그야말로 삼성의 도시. 입국장 심사대 부스의 로고부터 공항 건너편 건물 전면의 광고판, 그리고 서울의 명동에 비견되는 보행가의 입간판과 상점에 나붙은 대형 현수막까지 도처에 삼성은 꿈틀거렸다. 게다가 출국장 대합실엔 가전제품 견본이 진열돼 눈길을 끌었다.

고대 중국의 상나라는 고고학적 최초의 국가. 청동기와 갑골문자를 사용할 정도로 문명이 발달했다. 이어서 건립된 주나라는 물건을 중개하는 일을 담당하는 장사꾼을 가리켜 ‘상인’이라 불렀다. 상나라 사람이란 뜻이다. 지금도 널리 통용된다.

그들은 단순히 물품만 사고팔았던 게 아니다. 삶의 속성상 부단히 움직이는 관계로 뉴스의 전달자이자 문물 교류의 선구자였다. 실크로드나 차마고도는 생필품 이동의 통로이면서 동시에 이질적 문화의 교차로였다. 사기에 나오는 ‘현고호사’는 그런 내용의 고사성어. 정나라 상인 현고가 재산인 소 12마리로 자국을 구한다는 내용. 어쨌든 풍문에 민감한 사람은 대사관 관리가 아니라 기업가일 것이다.

세계적 대기업 삼성전자가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일등 매출 제품 12개 보유 및 글로벌 브랜드 가치 6위에 랭크된 위대한 성취. 하지만 경쟁업체 도전이 만만찮다. 점유율 22%로 수위를 지키는 스마트폰은 중국산 공세가 치열하다.

국부를 창출하고 국력을 신장하는 근본은 기업이다. 기업체를 존중하고 사업가를 존경할 까닭이다. 아울러 기업인도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이 요구된다. 이는 시대적 소명이기도 하다. 사회를 보듬는 막중한 경제적 주체인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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