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아타는 불편 없어져 해외가는 길 편해졌어요"

영천-인천공항 직행 리무진버스가 개통 축하를 받으며 출발하고 있다.
3일 0시 25분, 영천에서 인천국제공항간 직행 버스 노선이 개통돼 첫 출발하는 D-day.

찬바람이 부는 추운 겨울 모든 것이 잠들고 밤하늘의 별들만 반짝이는 캄캄한 밤.

언하공단 사거리 시외버스 승강장에는 인천공항으로 가는 직행버스 첫 운행을 축하하기 위해 최기문 시장과 류상우 코리아와이드 경북 대표, 시·도의원, 사회단체장들과 첫 여성 승객 등 50여명이 기대에 부풀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친구들과 함께 두바이로 여행을 간다는 여성 승객들은 “한 달전부터 인천공항을 어떻게 갈 건지 고민이 많았는데 때마침 이번에 영천에서 인천공항으로 가는 직통버스가 개통한다는 소식을 듣고 기뻤다”고 말했다.

탑승객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0시 20분께 언하공단 사거리 버스승강장 앞으로 포항에서 출발한 코리아와이드 리무진버스(경북 72아 1176) 한 대가 환한 불빛을 밝히며 미끄러져 들어왔다.
최기문 시장은 장경수 승무원에게 꽃다발을 전달하고 영천~인천공항 직행버스 개통을 축하했다.
최기문 시장은 30년 경력의 배테랑 기사 장경수(60) 승무원에게 잠깐 짬을 내어 축하 꽃다발과 함께 안전운행을 당부하며 개통을 자축했다.

이어 영천~인천국제공항 고속직행버스 개통 축하 기념촬영을 하고 시민들의 배웅을 받으며 서로 반갑게 손을 흔들면서 인천으로 떠났다.

이날 본 기자는 첫 탑승객들과 함께 동승했다. 여행 등의 목적으로 인천공항을 몇 차례 찾았지만, 영천에서 인천공항으로 직행 노선을 타는 것은 처음이었다.

버스 안에서 공항으로 가는 탑승객들과 이야기를 나눠봤다.

승객들은 “그동안 시민들은 해외에 가기 위해 김해나 인천공항으로 기차를 타고 버스를 갈아타는 불편을 겪어왔다”며 “새벽에 일찍 나와야 하는 약간의 불편은 있지만 영천에서 바로 인천공항에 갈 수 있다고 생각하니 너무 편하고 좋다”고 말했다.

사실 영천에서 인천공항까지 가려면 기차나 버스를 타고 대구로 가거나 아니면 서울에 가서 인천공항으로 가야 하는 번거로움 등 시간과 비용 낭비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는 것.
최기문 시장과 박영환 도의원, 류상우 코리아와이드 대표가 영천의 첫 탑승객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인천공항으로 가는 직행 버스가 개통된 것은 영천 시민들에게 그만큼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고 해외여행 가는 길이 수월해졌다는 뜻이다.

탑승객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리무진 버스를 타고 공항으로 간다는 게 기분이 새로웠다.

직행 리무진 버스는 넓고 안락해 탑승객들이 하나둘 잠이 드는 가운데 11년째 인천공항을 오고가고 있다는 장경수 승무원은 묵묵히 외로이 고속도로 위를 달렸다.

어느 순간 피곤이 밀려들어 나도 모르게 도착하기 전까지 잠이 들었다.

새벽 3시40분 인천대교에 들어섰다. 18km에 달하는 인천대교는 불빛들로 가득한 것이 인천공항 일대가 아름답기까지 하다.

포항에서 탄승객들을 제1여객터미널에 내려 드리고 15분여를 달려 영천에서 꼬박 4시간여 만에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앞에 도착했다.

장경수 승무원은 “승객 여러분, 영천~인천공항 노선이 첫 출발하는 날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면서 의미 있는 첫인사를 전했다.

이에 탑승객들은 승무원에게 밤길 안전운행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답례했다.

버스에서 내리자 공항 주변은 불빛으로 환하게 빛나지만 하늘은 아직 캄캄한 밤이었다.

새벽 4시 10분 아직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제2여객터미널 공항 라운지는 한산한 가운데 새벽 5시경 제1여객터미널은 국제공항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여행객으로 북적였다.

인천공항에서 4시간여를 기다려 오전 8시 50분 동영천IC로 향하는 직행버스에 몸을 실었다.

4시간쯤 달려 오후 12시 45분께 반가운 내 고향 영천에 다시 되돌아와 13시간여 동안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여하튼 장거리를 여행한다는 것은 정말 피곤하다.

그래도 인천국제공항간 직행버스 개통으로 한 번에 가고 한 번에 올 수 있다는 것은 시민들의 입장에서는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최기문 시장은 “그동안 시민들은 인천공항 직행버스노선이 없어 일반 버스나 기차를 타고 대구로 가서 갈아타야 하는 불편을 겪어왔다”며 “이번 직행 노선 신설로 이동이 편리해지고 시간과 비용도 절감되는 일거양득의 효과와 더불어 시민의 요구에 맞게 노선 증회를 검토하는 등 이용객들의 불편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대구·경산 간 광역교통 무료환승, 금호·대창 하이패스 IC 추진, 마을버스·행복택시 등 교통 관련해서 시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편의 증진에 앞장서왔다고 자랑했다.

권오석 기자
권오석 기자 osk@kyongbuk.com

영천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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