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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중대 시험' 발표…북미 대화 끈 놓지 말아야
北 '중대 시험' 발표…북미 대화 끈 놓지 말아야
  • 연합
  • 승인 2019년 12월 08일 15시 57분
  • 지면게재일 2019년 12월 09일 월요일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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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 7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대단히 중대한 시험”을 했다고 발표했다. 북한 국방과학원 대변인은 이튿날인 8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시험 결과가 북한의 전략적 지위를 또 한 번 변화시키는 데 중요한 작용을 할 것이라고 했다. 더 많은 정보를 토대로 분석해야 정확한 내용과 함의를 추정할 수 있겠으나, 이번 시험은 인공위성 발사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엔진 개발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북한이 연말 시한을 앞세워 ‘새로운 계산법’을 요구한 데 대해 미국이 요지부동의 태도를 이어가자 다시 압박 수위를 높인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은 지난 10월 스톡홀름 북미 실무협상 결렬 이후 연말 시한을 부쩍 강조하며 다양한 말과 행동으로 미국의 가시적 반대급부 결단을 계속 촉구해 왔다. 결국 대북 체제 안전 보장과 제재 완화 같은 미국의 양보가 없다면 유엔 대북 결의 위반 논란을 불러일으킬 만한 군사적 행동 재개를 암시한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북한의 시험 시점이 품은 메시지가 무엇인지도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모처럼 전화 통화를 가진 당일 오후 시험을 한 것이기 때문이다. 약 7개월 만에 한 통화에서 한미 정상이 북미 간 대화 모멘텀 유지에 공감했는데, 북한은 마치 그런 ‘말’만으로 모멘텀이 유지될 것 같으냐고 묻는 듯한 모양새를 만든 셈이다. 그 시점을 전후해 김성 유엔주재 북한 대사는 비핵화 이슈가 협상 테이블에서 내려졌다며 북미 대화론에 대해 ‘시간을 벌려는 속임수’라고 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내년 대선을 치른다는 것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안다며 김 위원장이 대선 개입을 원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은 북한이 협상 판을 뒤흔들 금지선을 넘지 말아야 한다는 강력한 경고 메시지로 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잇따른 압박 행위에도 반응하지 않거나 의미를 별로 두지 않는 일종의 무시전략으로 일관하다가 지난 3일 원하지는 않지만 필요하다면 북한 문제와 관련해 군사력을 사용할 수도 있다고 말해 북한의 큰 반발을 부른 바 있다.

바야흐로 북미의 말과 행동, 무엇보다 북한 쪽의 언행으로 미뤄 볼 때 작년 초 평창 동계올림픽 이전까지 지속한 북미 갈등과 한반도 안보 위기 상황이 재연되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이 앞선다. 평창 올림픽 이후 기적같이 이어진 비핵화 여정과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기억한다면 이를 다시 원점으로 되돌리는 것은 절망스럽고 위험한 일이다.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서로에게 신뢰와 우호 의지를 버리지 않았다면 북미는 역사적 6·12 싱가포르 합의를 되새기며 대화를 재개해야 마땅하다. 서둘러 실무협상을 다시 열어 내실 있게 마무리하고 3차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비핵화와 체제 안전 보장 조처를 교환해야 한다. 그것만이 국제사회에 내놓은 싱가포르 합의대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그리고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으로 나아갈 수 있는 유일한 방도다. 꼭 연말 시한론을 되짚지 않더라도 스톡홀름 실무협상 결렬 이후 대화 교착이 너무 길어지는 느낌이다. 게다가 협상력을 제고하고 상대국에 더 많은 양보를 얻기 위한 기 싸움이나 전술이라고 믿고 싶지만, 북미가 최근 주고받는 여러 외교 행위는 위태로워 보이기까지 하다. 더 시간을 끌면서 긴장을 높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자칫 협상판 자체가 깨질 수 있어서다. 한국 정부와 문 대통령도 대화 국면으로 정세를 돌리기 위한 창조적 촉진자 역할을 고민하고 실행해야 한다. 협상은 으레 최고조의 갈등을 거쳐 타협 모드로 급반전하여 결실을 보기 마련이다. 지금의 북미 대결이 그 과정의 하나이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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