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해설사 친절한 설명에 국악공연까지 여행매력에 '홀딱'
청도·구미·고령·칠곡 일대 관광·문화 등 경북의 숨은 속살 여행

7일 구미시 봉황시장에서 ‘경상북도 조금 특별한 여행’에 참가한 관광객들이 전통시장 상품권으로 구매한 먹거리를 담은 노란색 장바구니를 보여주며 즐거워하고 있다.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얼씨구 좋다. 절씨구 잘한다.” 어깨춤을 들썩이던 홍춘자(75·여·대구 동구)씨는 연방 추임새를 넣었다. 영하 3도의 추위를 뚫고 경북 구미시 선산읍 봉황시장 상설공연장 객석을 채운 보람이 있었다. 온누리국악예술단 소속 판소리 소리꾼 구다영씨가 별주부전 퓨전국악 ‘난감하네’를 구성지게 뽑아내자 대구에서 찾은 71명의 관광객은 국악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해금 연주자 남영주씨가 고엽, 검은 고양이 네로를 드럼과 베이스기타와 하모니를 만들었고, 구다영 소리꾼이 다시 팔도 각지의 아리랑을 묶은 민요의 향연을 들려주자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7일 구미시 봉황시장에서 ‘경상북도 조금 특별한 여행’을 진행한 온누리국악예술단원들이 판소리 연주를 들려주고 있다.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지난 7일 봉황시장에 모인 대구시민 71명은 그렇게 맛깔난 퓨전국악을 만끽했다. 경북도문화관광공사가 지원하고 온누리국악예술인협동조합이 진행하고 있는 ‘경상북도 조금 특별한 여행’ 프로그램 덕분이다. 고도의 예술적 기능을 지닌 연주자들로 구성해 타악 퍼포먼스와 퓨전국악, 사물놀이를 전문적으로 내세우는 온누리국악예술단은 1995년 3월 창단해 20년 넘게 활동하고 있고, 국악공연과 접목한 경북지역 관광 콘텐츠 개발에 힘쓰고 있다.

지난달 23일 새마을운동 발상지 청도군 투어로 시작한 ‘경상북도 조금 특별한 여행’은 지난 7일 구미시 일대로 무대가 바뀌었다. 대구에서 관광버스 2대에 나눠타고 구미로 향한 관광객들은 도리사에서 여정을 시작했다. 신라 눌지왕 24년에 고구려의 승려 아도화상이 불교가 없었던 신라에 포교를 위해 처음 세운 신라불교의 발상지가 도리사라는 김춘열 구미관광해설사의 설명을 들은 관광객들은 도리사의 매력에 푹 빠져들었다. 부처의 진신사리를 모시는 국내 8대 적멸보궁의 하나로 템플 스테이로 유명하다는 사실도 그제야 알았다.

김춘열 해설사가 “아도화상이 서쪽 황악산을 가리키며 저곳에 훌륭한 터가 있는데 그곳에 절을 지으면 불교가 흥할 것이라고 했는데, 바로 김천 직지사다”라면서 서대(犀帶)를 소개했고, 관광객들은 서대에서 내려다본 구미의 풍경에 반해버렸다.

조금 특별한 여행에 나선 관광객들은 도리사에 이어 봉황시장에서 온누리국악예술단의 공연을 즐긴 데 이어 주최 측에서 나눠준 노란색 장바구니와 전통시장 상품권으로 평균 3만 원 이상씩 먹거리도 구매했다. 전통시장 상인들도 직접 도운 셈이다.

구본식(67·대구 달서구)씨는 “참가비 1만1000원에 이렇게 즐거운 여행을 즐길 수 있다는 게 신기할 정도”라면서 “문화해설사가 직접 관광지를 설명해주고, 국악공연까지 챙겨주는 이런 여행은 다시는 없을 것”이라며 활짝 웃었다.

이날 관광객들은 고려 말의 충신 야은 길재의 충정과 학덕을 기리기 위해 영조 44년에 건립한 채미정을 비롯해 금오지,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까지 둘러보고서야 구미에서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김은주(40·여·대구 달서구)씨는 “평소 구미를 전국 최대 공업도시로만 알았는데, 역사와 자연 유산의 보고이자 충절의 고장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라면서 “경상북도 조금 특별한 여행을 통해 경북 구석구석 즐기기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경상북도 조금 특별한 여행’은 14일 고령군에서 개실 마을과 대가야시장, 박물관 투어 등을 진행하고, 21일에는 칠곡군 가실 성당을 비롯해 호국평화기념관 송림사 방문 등의 일정으로 진행한다. 물론 온누리국악예술단의 신명 나는 무대가 필수로 이어진다.

여행 프로그램 진행을 맡은 박진식 코다투어 대표는 “경북도 관광진흥기금 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는 조금 특별한 여행은 경북을 이해하고 알리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스토리텔링에다 국악을 접목했다는 점에서 관광객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며 “달성군 참꽃 투어와 청도 나드리 투어 진행 경험을 바탕으로 더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여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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