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 1등급 18곳 중 13곳 포항·구미·경산에 집중
노인인구 상대적으로 많은 郡 지역 '원정 요양' 불편

 

초고령화 시대로 접어든 경북에 요양병원 불균형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노인 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요양병원 수는 늘어나는 반면, ‘질 높은’ 요양병원이 일부 지역에만 모여있는 ‘쏠림 현상’이 일어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8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경북도 내 요양병원 103곳 중 인력과 시설·진료부문이 우수한 1등급 병원은 18곳(17.5%)에 불과했다.

이는 심평원이 지역별 요양병원의 의료인력·필요인력 등 수준과 환자의 일상생활 수행정도·피부상태(욕창)·질환관리·영양상태 등 의료서비스에 대해 평가해 1∼5등급으로 나눈 결과다.

등급별로는 2등급이 43곳(41.7%)로 가장 많았고, 3등급 21곳(20.4%), 4등급 15곳(14.6%), 5등급 6곳(5.8%) 등으로 집계됐다.

전국 평가 결과 1등급 요양병원 비율은 18.2%, 2등급 37.3%, 3등급은 23.7% 등인 점과 비교했을 때 경북지역은 1·3등급 요양병원 비율이 전국 평균보다 부족했다.

요양병원 쏠림 현상 또한 심각했다.

경북 도내에서 1등급을 획득한 18곳 요양병원 중 13곳이 포항(7곳)·구미(3곳)·경산(3곳)에 몰려 있었고, 안동·경주·문경·예천·고령에 각각 1곳 등 8개 지역만 1등급 병원을 보유하고 있다.

문제는 요양병원 이용 대상인 65세 이상 노인 중 상당 수가 1등급 요양병원에 입원하기 위해 ‘원정 요양’을 떠나야 한다는 것.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경북지역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51만4469명으로 지난 2015년 46만9036명에서 3년 만에 4만5433명 늘었다.

이들 중 1등급 요양병원이 없는 지역에 거주하는 노인의 수는 23만2065명으로 절반에 달한다.

포항의 한 요양병원에서 만난 보호자 A(52·울진)씨는 “몇 달 전 퇴원한 어머니가 관리를 제대로 받지 못해 병세가 악화하고 욕창까지 생겨 인근 요양병원에 문의했지만 ‘우리 병원에서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 입원이 어렵다’는 대답을 들었다”며 “도내 요양병원을 선택할 수 있는 폭이 그리 넓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심평원 관계자는 “요양병원을 등급별로 나누는 평가 항목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인력보유 수준”이라며 “인력이 적을수록 환자 돌봄이나 의료서비스 수준이 낮아져 더 높은 등급을 찾는 환자들이 많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관계자는 “요양병원은 의료적 처치를 필요로 하는 환자를 대상으로 진료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돌봄서비스 수요가 높은 이용자들이 병원에 장기 입원하는 등 역할이 모호한 점을 개선해야 한다”며 “고령화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는 만큼 요양병원의 기능과 역할을 재정립·강화해 전반적인 질적 성장을 이뤄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