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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리로 넘어가는 北 '도발 징후'…파국은 안된다
안보리로 넘어가는 北 '도발 징후'…파국은 안된다
  • 연합
  • 승인 2019년 12월 10일 16시 56분
  • 지면게재일 2019년 12월 11일 수요일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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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비핵화 협상 시한으로 제시한 연말을 코앞에 두고 북미 간 ‘벼랑 끝 대치’가 예사롭지 않다. 북한이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대단히 중대한 시험”을 했다고 밝히자, 미국이 이에 맞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카드를 꺼내 들었다. 안보리는 미국의 요청으로 오는 11일(이하 현지시간)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도발 확대 가능성을 논의하기 위한 공개회의를 열기로 했다. 미국이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문제 삼지 않던 태도에서 벗어나 ‘실력 행사’에 들어갈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한반도평화 프로세스의 시곗바늘이 거꾸로 돌아간 듯 북미의 대치가 ‘강 대 강’으로 치닫고 있는 형국이다.

당초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 안보리 유럽 이사국들은 세계인권선언의 날인 10일 북한 인권 논의를 위한 회의를 요구했다. 그러나 이번 달 안보리 순회 의장국을 맡아 사실상 결정권을 쥐고 있는 미국이 안보리 회의 날짜를 하루 늦추고 북한의 인권 대신 미사일 문제를 논의하는 쪽으로 급히 방향을 틀었다. 미국이 북한의 인권보다도 도발 가능성을 더 엄중히 보고 있다는 의미다. 그동안 미국은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시험이 안보리 제재 결의안 위반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평가절하하고, 안보리 논의에서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그런 미국이 이번에는 직접 안보리 소집을 요구했다. 북한이 인공위성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시험 가능성을 내비친 데 대해 미국이 국제사회와 더불어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려는 것이다. 특히 이 메시지에는 추가적인 대북 제재 위협도 담길 전망이다. 미국은 또 중국과 러시아가 대북 경고 메시지에 동참할 경우 더 힘이 실릴 수 있다고 판단하는 모양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이 도발을 계속하면 사실상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고 압박하면서 비핵화 약속 이행을 요구한 뒤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와 중국, 러시아, 일본 그리고 전 세계가 이 사안에 통일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은 유엔이나 미국의 경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연말이 지나면 ‘새로운 길’을 모색하겠다는 입장에서 변화가 없어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김영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은 “우리는 더는 잃을 것이 없는 사람들”이라고 맞받아쳤다. 미국이 이미 강력한 대북 제재를 벌이는 상황에서 더 손해 볼 게 없는 만큼 이미 계획한 ‘새로운 길’을 걷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조만간 ‘놀랄만한’ 적대적 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암시이기도 하다. 이는 탄핵 정국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을 압박해 최대한의 양보를 얻어내기 위한 행보로 여겨진다. 그러나 미국이 끝내 제재 완화 등의 성의를 보이지 않으면 ICBM 발사까지 실제 감행할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북한이 미국에 ‘새 계산법’을 요구하며 자의적으로 설정한 연말 시한이 다가오면서 북미 간 긴장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그래서 우리 정부의 중재자 역할이 더욱 절실할 때다. 지난 2월 ‘하노이 노딜’ 이후 북한은 남한의 중재 역할에 강한 불신을 드러내고 있다. 그럴수록 오히려 우리 정부가 더 적극성을 보여야 한다. 마침 스티븐 비건 미국 대북특별대표가 다음 주에 방한할 예정이다. 비건 특별대표와 긴밀한 대응 방안을 마련해 북미대화의 모멘텀을 살릴 수 있는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북미대화가 파국을 맞아 ‘한반도의 봄’을 위한 그동안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도록 놔둬서는 안 된다. 북한 역시 ‘연말 시한’을 고집하는 경직된 태도에서 벗어나 유연한 자세로 협상테이블로 돌아오길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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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 kb@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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