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호 전 영천교육장
이규호 전 영천교육장

지난달 29일 교육부가 발표한 2018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 결과에 따르면 중학 3학년 수학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이 11.8%·과학 11.5%로, 5년 전 수학 5.7%·과학 6%에 비해 두 교과 모두 기초학력 미달 학생 수가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위 수포자와 과포자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음을 보여주고 있다.

생각하는 힘을 기르고 논리적 과정을 중시하는 수학, 국가경쟁력의 미래와 직결된 문제로 볼 수 있는 과학, 이 두 교과만 문제가 있을까.

교육의 외적 환경은 나날이 좋아지고 있는데 왜 이러한 학력 저하현상이 일어나고 있을까.

더 충격적인 것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 3일 발표한 2018년 국제학업성취도검사(PISA)결과이다.

일찍부터 항상 상위권을 유지해 오던 우리나라 학생들의 성적이 최근 10년째 계속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결과는 우리 모두를 우울하게 만든다.

해결 방법은 분명히 있다. 기초·기본학력의 철저한 정착!그것이 해답이라고 본다.

초등의 경우 기초학력은 1, 2학년 수준의 읽기·쓰기·셈하기 등이며, 기본학력은 해당 학년에서 성취해야 할 최소필수학습요소라고 볼 수 있다.

우리 세대들의 어린 시절 교육환경을 되돌아보면 점심도시락 대신 수도꼭지에 입을 대고 거친 숨을 몰아가며 물배를 채우던 가슴 아린 추억들이 있다.

요즈음의 교육환경은 학생 모두가 시혜를 받는 보편적 복지이든, 특정계층만 혜택이 제공되는 선택적 복지이든 간에 급식비·학습준비물·방과후교육활동비·수학여행비·교복구입비·돌봄교실운영·기타 여러 형태의 체험학습활동비 등등을 지원해 과거처럼 배곯지 않고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고 있다.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바라던 교육복지가 아닌가. 그러나 내 생각은 여기에 머무르지 않는다. 진정한 의미의 학생 복지란 무엇을 말하는가?

읽기·쓰기·셈하기는 공교육이 책임져야 할 최소한의 기초교육이다.

초·중·고 모든 학교급별로 기초학력보장제를 철저히 운영해 초등 저학년에서부터 기초학력부진 학생이 발생되지 않도록 책임지도를 강화해야 한다.

3월에는 반드시 기초학력진단검사를 실시해 선수학습 결손을 파악하고, 개별 맞춤형 보정 학습을 통해 기초학력을 책임지고 보장하며, 이를 교수-학습방법 개선을 위한 기초자료로 제공해 학교교육력을 제고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활동을 두고 성적 줄세우기와 낙인효과 유발이라는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학교 현장에서는 수준별 교육을 통해 형평성교육을 강화하고 개개인의 능력과 적성을 고려한 맞춤형의 수월성교육에도 힘쓰고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기초·기본학력 부진을 구제하고 정착시키는데 인적·물적 자원을 아낌없이 지원하는 것이야말로 교육의 사상누각(沙上樓閣)을 막는 진정한 의미의 학생복지라고 생각한다.

탈무드의 ‘물고기를 주면 한번을 먹을 것이지만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주면 평생을 먹을 것이다’라는 명언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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