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약과 위장약에 이어 ‘당뇨병 치료제’에서도 발암물질 검출 우려가 확산 되면서 보건당국이 비상에 걸렸다.

16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당뇨병 치료제 ‘메트포르민’에 대한 불순물 조사를 진행 중” 이라고 밝혔다.

메트포르민이란 식이·운동요법으로 혈당조절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는 당뇨병 환자의 치료제다.

정부 조사는 지난 4일 싱가포르 보건당국이 메트포르민 함유 의약품 46개 중 3개에서 미량의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 검출돼 이를 회수한다고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NDMA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국제암연구소(IARC)가 지정한 2A 등급 발암물질이다.

이에 식약처는 “싱가포르에서 회수하는 완제품과 동일한 제품은 자국에 수입되지 않았으며, 현재 메트포르민 함유 의약품에 대해 사용 원료의 제조원(수입원)에 대한 계통 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올해 내 메트포르민 NDMA에 대한 시험법을 마련하고 원료·완제의약품을 수거해 시험 검사 실시한다”고 말했다.

이번 ‘메트포르민 사태’는 지난해 7월 고혈압 치료제에 사용되는 발사르탄 성분의 원료의약품에서 처음으로 NDMA가 검출된 후 4번째다. 올해에는 위장약 성분 라니티딘·제산제 성분 니자티딘에서 NDMA가 검출돼 큰 논란이 일었다.

만약 국내에서 유통되는 메트포르민 성분 치료제에서 발암물질이 나올 경우, 딱히 대체할만한 의약품이 없고 국내 당뇨병 환자의 80%(약 240만명)가 복용하는 것으로 추산되면서 당뇨병 환자들과 의료계의 걱정과 혼란은 더욱 커져 가고 있다.

메트포르민은 처음 당뇨병 약제를 먹는 초기 치료 환자부터 중증 환자까지 전 단계에서 처방받는 기본 약제다.

국내 허가 약제는 640여개 품목에 이른다. 국내에서는 대웅제약 ‘다이아벡스’, 한올바이오파마 ‘글루코다운오알’, 유한양행 ‘유한메트포르민’ 등을 처방받는 경우가 많다.

이번 사태와 관련 식약처와 대한당뇨병학회 측은 “질병 치료를 위해 현재 사용 중인 의약품의 지속적인 복약이 매우 중요하다”며 “관련 조사가 진행 중이므로 당뇨병 환자 중 메트포르민 함유 의약품을 복용하고 있는 환자들은 의사 또는 약사와 상담 없이 자의적으로 복용을 중단하면 안된다”고 당부했다.

이어 “향후 허용기준을 초과하는 검사 결과가 나올 경우, 즉각 의·약사 등 보건전문가와 국민에게 알릴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