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규 문학평론가
한정규 문학평론가

영주 풍기 소백산국립공원 내 연화봉으로 들어서는 입구에 희방폭포가 있다. 희방폭포를 지나면 희방사가 있다.

계곡에는 울창한 숲이 있어 그 숲이 탄소동화작용으로 내뿜는 맑은 공기와 산속 깊은 곳에서 솟아난 계곡 물이 마음을 끌어 당긴다. 가을의 희방폭포 아래에는 폭포주위의 나무에서 떨어진 단풍잎이 수북이 쌓여 있다.

눈 내리는 겨울 희방폭포와 희방사 주변의 풍경은 그 어디서도 볼 수 없이 아름답다. 영주의 희방폭포주위 겨울 설경도 좋지만 가을의 단풍이나 여름철 폭포도 좋다. 특히 봄이면 철쭉이 더욱 아름다워 매년 6월이면 경북 영주시가 주최 소백산철쭉제를 개최하고 또 철쭉 꽃길걷기, 소백산산신제, 죽령옛길걷기 행사를 한다.

희방폭포는 소백산 영봉 중 하나인 해발 1383m의 연화봉에서 시작 희방계곡을 따라 흘러 내린다. 계곡의 아름다움과 희방폭포를 보고 조선시대 유학자 서거정이 하늘이 내려 준 아름다운 곳, 풍경이라는 의미로 천혜몽유치라 했다 한다.

그 어느 폭포나 크게 다를 바가 없지만 특히 희방폭포는 비가 많이 오지 않을 때에는 폭포수가 많지 않아 바닥의 바위들이 모습을 드러내 그곳을 찾는 이들에게 안타까움을 갖게 한다.

계곡에 물이 없더라도 가을의 희방사 주위는 울긋불긋 물든 단풍이 더 없이 곱고 아름답다. 멀리 바라다보인 계곡의 단풍은 봄날의 철쭉 못지않게 마음을 끌어당긴다. 단풍에 눈이 닫는 순간 아름다움에 이끌려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

계곡을 지나던 한 여인이 폭포주변의 깎아지른 듯 한 절벽에 매달린 노랗고 빨간 단풍을 보며 저 단풍 속에 안겨 보면 더 없이 행복할 것 같다며 큰 소리로 외치며 감탄을 쏟아냈다. 그런 희방폭포 주변을 보고 있노라면 눈은 마냥 즐겁기만 하고 입에서는 그래그래 아름답다 그 말이 줄달아 뛰어 나온다. 그 바람에 입을 잠시도 닫을 새가 없다.

희방사 주변 사방을 둘러봐도 숲이 가득하다. 희방사가 해발 850m 넘는 높은 곳에 있는 것도 있지만 주변의 울창한 숲에서 내 뿜는 산소로 맑은 공기는 더 없이 상쾌했다.

희방사는 643년 신라 선덕여왕 12년에 두운대사가 세웠다. 특히 그곳에는 1568년 선조 때 만들었다는 월인석보 열두 권의 판목이 보존돼 있었는데 안타깝게도 1950년 6월 25일 일어난 6·25 전쟁 때 법당은 물론 그곳에 소장 되어있던 훈민정음원판, 월인석보판목 등이 소실되어 버렸다. 다만 월인석보 책판이 보존 돼 있다.

월인석보는 수양대군이 세종대왕의 지시에 따라 석가세존의 일대기를 한글로 엮은 ‘석보상절’과 세종대왕이 석보상절을 보고 석가세존의 공덕을 칭송하여 노래를 지은 ‘월인천강지곡’을 합한 책이다.

또 희방사에는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 226호인 동종이 있다. 그 동종은 조선 영조 18년에 주조된 것으로 머리 부분이 둥글고 아래로 가면서 벌어지는 형태로 다른 종에 비해 조금은 특이하고 한다.

영주에 있는 희방폭포는 경상북도가 자랑하는 팔경 중 하나로 자연경관도 좋지만 그곳에 있는 희방사는 월인석보라는 책과 책에 얽혀있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좋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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