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5년 포항 양일만항과 일본 교토의 마이즈루항(舞鶴港) 간 직항로 개설을 준비 중이던 일본 교토부가 ‘마이즈루항’을 국제적으로 명성이 있는 항구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대외적 공식명칭을 ‘교토항’으로 하자고 제안했다. 오카니시 야스히로 교토부 부지사는 “항만이 국제적 명성을 얻으며 발전하기 위해서는 일본의 고도(古都)이며 세계적 역사문화도시인 ‘교토’라는 브랜드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면서 ‘마이즈루항’이라 부르는 대신 ‘교토항’으로 불러달라고 한 것이다.

어제 포항역에서 영일만항까지 연결하는 철도를 개통했다. 항만이 철도와 연결돼 그간 물량을 늘리는데 한계가 있었던 영일만항의 화물 물동량이 크게 늘어나게 됐다. 어제는 또 영일만항에서 지난 14일 출항했던 크루즈선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항을 경유해서 4박 5일의 여정을 마치고 돌아왔다. 영일만항은 장차 북한은 물론 중국과 일본, 러시아 등 북방교역과 환동해 관광·물류 수송의 큰 역할을 하게 됐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항구의 이름이 숙제다. 포항에는 영일만항과 포항 구항, 포항 신항 등의 주요 항구가 있다. 동빈항으로도 불리는 포항 구항은 어항·시멘트 하역·울릉도 여객선 선착 부두로 사용하는 항구다. 포항 신항은 철강제품을 배에 바로 선적할 수 있는 포스코 옆에 있는 항구다. 이들 항구의 이름이 비슷해서 지난 2005년 포항지방해양수산청이 항만명칭변경추진심의회까지 만들어서 포항 신항을 ‘신항’, 포항 구항을 ‘구항’, 영일만신항을 ‘영일만항’으로 부르기로 했다.

하지만 포항에 정작 ‘포항항’이 없다. 영일만항은 영어로 표기하면 ‘Youngilman Port’인데 미국인은 물론 가까운 일본 사람들도 어떻게 읽어야 할 지 발음 자체를 어려워하고 있다. 무슨 뜻인지도 알지 못해 어리둥절해 한다.

일본 교토부처럼 포항의 항만 이름도 이참에 바꿔 부르는 것이 옳을 것이다. 국제적 항만도시로 세계에 알려지게 될 포항의 위상에 맞게 ‘영일만항’을 ‘포항항’으로 부르는 것이 좋지 않을까. 이렇게 해야 항만의 브랜드 가치는 물론 외국인들에게 포항의 위상을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을 것이다.
 

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이동욱 논설주간 donlee@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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