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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경북포럼] 순수우리말 ‘손’
[새경북포럼] 순수우리말 ‘손’
  • 서병진 경주지역위원회 위원
  • 승인 2019년 12월 22일 16시 51분
  • 지면게재일 2019년 12월 23일 월요일
  • 1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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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진 경주지역위원회 위원
서병진 경주지역위원회 위원

순수우리말에 ‘손’이란 명사가 있다.

1. 기본적으로 사람이나 몇몇 유인원의 팔목에 달린, 무엇을 잡거나 만지는 데 쓰이는 부분. 손바닥, 손등, 손가락으로 이루어져 있는 부분을 말한다. ‘손을 펴서 나에게 내밀어라.’ ‘음식을 먹기 전에 손을 깨끗이 씻어라.’할 때 쓰이는 ‘손’.

2. 육체적인 노동을 하기 위한 일손이나 품을 말한다. ‘이번 구조 작업에는 많은 사람의 손이 필요하다.’ ‘내일 모내기를 하는데 너의 손을 좀 빌리자.’ 등에 쓰이는 ‘손’.

3. 어떤 목적하는 일을 처리하거나 해결할 수 있는 힘이나 능력을 말한다. ‘이 일의 성사는 너의 손에 달려있다.’ ‘당신의 손을 빌려야 이 일을 쉽게 해결할 수 있다.’에 쓰이는 ‘손’.

4. 소유나 권력의 범위를 말할 때 쓰인다. ‘귀중한 골동품을 마침내 손에 넣었다.’ ‘문중 땅이 남의 손에 넘어갔다.’에 쓰이는 손.

5. 어떤 대상을 마음대로 다루는 수완이나 꾀를 말하기도 한다. ‘손오공이 아무리 날뛰어도 부처님 손안에 있다.’ ‘순진한 여인이 장사꾼의 손에 놀아나 재산을 날려버렸다.’에 쓰인 ‘손’.

6. 손끝에 달려 있는 다섯 개로 갈라진 가락을 말하기도 한다. ‘손에 반지를 꼈더라.’ ‘박정희 대통령은 세계에서도 손을 꼽을 수 있는 지도자였다.’에 쓰인 손.

7. 오이, 호박, 포도 따위의 덩굴성 식물이 기어 올라가려고 내미는 덩굴손을 ‘손’이라고 한다. 자신의 줄기를 지탱하려고 다른 사물에 감는 잎이나 줄기의 변형인 것이다.

8. 남의 집을 방문한 사람이나 여관 같은 곳에 묵는 사람, 또는 상점에 물건을 사러 온 고객을 말한다. 보통 높여서 손님이라 한다.

9. 민간에서 날수를 따라 네 방위로 다니면서 사람의 활동을 방해한다고 믿는 귀신을 말하기도 한다. ‘손 없는 날 이사 간다.’에 쓰이는 ‘손’이다.

10. 물건을 한 차례, 한 손으로 집을 수 있는 분량을 말하기도 한다. 과일 100개를 한 접이라 한다. 100개를 헤아려주고 한 손을 덤으로 더 준다.

순수우리말 중에서 ‘손’에 해당하는 말들을 살펴보았다. 왜 이렇게 구차스럽게 ‘손’이란 말에 집착했을까?

첫 번째는 흔히 증권가 같은 곳에서 ‘큰 손’들이 경제 질서를 휘젓는다고 한다. 중소도시에 서울의 큰 ‘손’이 내려와야 부동산 파동이 인다고 한다. 이 ‘손’이 문제로구나 싶은 때가 있었다.

제비의 손에 놀아난 여인, 꽃뱀 손에 당한 남자 등 손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아 역시 ‘손’이 문제로구나 싶었다.

지금 세상을 온통 떠들썩하게 만드는 뉴스에 무슨 문서가 누구 손에서 작성이 되어 누구의 손으로 넘어갔는가가 연일 초관심사가 되고 있어 역시 이 ‘손’도 문제가 많구나 싶었다.

누구의 손에 놀아나는 것도 안된 일이고, 누구의 손에 찍혀서 직장을 잃는 일도 없어야 될 일이다.

능력자나 초능력자의 손에 의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구린내가 날 때가 많다. 수완이나 능력을 의미하는 손도 정의롭지 않으면 세상에 누를 끼칠 뿐이다. 아무리 발버둥 쳐도 누구의 손을 벗어날 수 없다면 비록 그것이 부처님 손바닥이라도 답답할 일이다.

더구나 부정의 고리를 만드는 손, 상대를 망하게 만들기 위한 손은 절대 있어서 안 되겠다.

이런 나쁜 ‘손’ 말고, 일손 돕기의 ‘손’, 물건을 사고 팔 때 한 손으로 집을 수 있을 만큼 덤으로 더 주는 ‘손’, 어둠을 밝혀주는 ‘손’, 특히 연말을 맞아 이웃에 눈을 돌리는 넉넉한 손들이 많았으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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