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건이 세운 고려(918~1392)는 광종과 성종의 수성에 힘입어 475년이라는 긴 역사의 왕조가 유지되었다. 이성계가 세운 조선왕조(1392~1910)도 태종과 세종대의 수성에 힘입어 500년이 넘는 긴 역사를 자랑한 왕조가 될 수 있었다. 당나라를 세운 고조 이연은 혼란한 수의 뒤를 이어 당제국(618~907)의 창업군주가 되었다. 『정관정요』에는 당 태종이 방현령의 창업과 위징의 수성의 주장이 모두 옳다고 하면서 백성의 지지를 얻어야 성공할 수 있는 수성의 의미를 언급하고 있다. LG그룹을 창업한 구인회 회장의 뒤를 이어 LG그룹을 수성하여 오늘날의 세계적인 그룹으로 이끈 인물은 구자경 회장(1925~2019)으로, 그는 1925년 4월 24일 축시(丑時)경에 태어났다.

팔자명리학으로 한 인물의 전체를 조망하려면 먼저 사주의 주체인 ①일간과 부모형제궁이자 주인공의 인격과 성향 및 사회적인 활동무대를 볼 수 있는 ②월지를 먼저 살핀다. 구자경 회장은 인간이 개발하지 않은 흙산이나 들판에 해당하는 ①무(戊)토 일간이 지지(地支)에 ②진(辰·용)토와 ④와 ⑤의 축(丑·소)토의 습한 토가 많아서 광활한 대지를 농경지로 만들어진 상으로 마치 호남평야와 같다. 또한 일간 ①무(戊)토와 같은 오행인 진토와 축토는 형제자매 및 협력관계자를 상징하는 그의 장손으로서의 위상과 독립심과 주체성이 강한 인물임을 읽을 수 있다.

토의 기세가 강왕한 그의 사주에서 ⑦경(庚)금 식신(食神)과 ⑥을(乙)목 정관이 합하여 을경합금(乙庚合金)으로 변하여 베푸는 마음과 의식주에 관한 생산, 제조, 판매, 서비스업을 주관하는 식신이 강화되는 인의지정(仁義之情)의 기세를 형성하니 더욱더 토의 기세를 빼어나게 한다. 또한 식신은 수복신(壽福神)으로 그가 95세까지 장수한 명리적인 이유의 하나이기도 하다.

그의 사주는 잡기인 ②진(辰·용)토의 지장간인 을계무(乙癸戊)가운데 ⑧계(癸)수 정재(正財·경제적인 마인드의 검소함)가 시간(時干)에 ⑥을(乙)목 정관이 년간(年干)에 투출하여 잡기 정재와 정관의 합칭어인 재관격(財官格)의 구조를 이루었다. 또한 ⑦경(庚)금 식신(창의적인 두뇌와 의식주해결의 재능)+⑧계(癸)수 정재(성실과 정직 및 검소의 바코드)+⑥을(乙)목 정관(正官·사회적 지위)이 사회적인 위상과 활동상을 읽을 수 있는 천간(天干)에 모두 나타나니 그의 사주는 복신인 식재관(食財官)이 모두 있는 사주임을 읽을 수 있다.

그는 인정과 의리론자로서 구인회와 허을수 사이에서 6남(자경·자승·자학·자두·자일·자극) 4녀(자숙·자혜·자영·순자)의 장남이자 장손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한 인물임을 그의 천기에서 알 수 있다. 형제자매는 명리상 같은 오행으로서 비견(比肩)이나 겁재(劫財)로 표시한다. 그의 사주에서 진토가 비견, 축토가 겁재에 해당한다. LG가의 장자 승계 가풍에 따라 구자경 명예회장이 1995년 1월 럭키금성그룹 사명을 LG그룹으로 바꾸고 2월 구본무 회장(1945~2018)에게 경영을 승계했을 때 삼성 이병철 회장의 차녀 이숙희와 결혼한 구자학은 식자재 유통과 단체 급식이 주력인 아워홈으로 분리되었다. 구자두는 LB인베스트먼트로 분리되었다. 또한 LG상사의 최대주주였던 구자승 씨 일가는 패션 사업부문을 떼어내 LG패션(현 LF)으로 분가했고, 구자일(1935~)은 일양화학 회장으로 아들인 구본길은 희성전자 사장이다. 구자극(1946~)은 엑사이엔씨 회장이다. LG가는 상속승계가 무리 없이 진행된 대표적인 그룹으로 구자경은 인화(人和)의 상징적인 인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