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례 소비자체감경제 조사 결과, 체감 경제는 디플레이션 암시

올해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체감경제 심리는 불경기 속에서도 자산 관리의 중심을 예·적금에서 부동산으로 옮겨가는 성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가경제 측면에서는 물가와 일자리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늘어난 반면 개인경제측면에서는 저축여력이 감소했다고 느끼면서 내구재와 주거비 지출을 축소할 생각인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자조사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지난 1월부터 시작한 △개인경제 △국가경제 △소비지출 △자산관리 △경제정책영향 5개분야에 걸친‘주례 소비자체감경제 조사’결과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3일 밝혔다.

먼저 전체 20개 항목 중 분기별로 이동폭이 컸던 10개 항목을 분류한 결과 긍정 방향으로 이동이 큰 항목은 △부동산투자 △물가평가 △가상화폐 투자 △일자리평가 △물가전망 이었으며, 부정 쪽으로 이동이 큰 항목은 △예금/적금 △주식/펀드투자 △저축여력 평가 △내구재구입비 △주거비지출 항목이었다.

먼저 국가 경제와 관련한 3개 조사항목 중 국내경기를 제외한 물가와 일자리에 대한 반응은 기본적으로 부정적이기는 하지만 덜 부정적인 방향으로 변화가 있었다.

물가에 대해서는 지난 6개월 평가와 앞으로 6개월 전망 모두 지수가 올라갔다.

올해 물가가 전반적으로 안정됐고, 앞으로도 당분간 오르지 않을 것으로 보는 것이다.

4분기 물가평가지수는 60.5로 1분기 대비 긍정적 방향으로 10.4p이동했고, 물가 전망도 매분기 긍정 쪽으로 이동(58.3→59.4→60.5→63.5)했다.

지수는 100보다 작을수록 부정적 응답이, 100보다 클수록 긍정적 응답이 많은 것이다.

일자리 평가지수도 1분기 57.3에서 4분기 63.6으로 6.3p 상승해 긍정적 변화가 눈에 띄었다.

그러나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60대 남성의 경우 1분기 36.0에서 4분기 49.0으로 13.0p나 상승하는 등 고령층이 급상승한 반면 연령대가 내려갈 수록 상승폭이 낮아졌다

이는 올들어 노인 단기 일자리가 주로 늘었다는 비판적 분석과 맥을 같이 하는 것이다.

개인경제(소비지출 포함) 관련 항목에서는 부정적 방향으로의 변화가 컸다.

지난 6개월 저축여력에 대한 평가 지수는 1분기 70.5에서 4분기 64.7로 부정평가가 5.8p 늘었다.

이는 물가가 긍정적 방향으로 이동한 것과 정반대 현상이어서 소득이 줄어드는 다른 원인이 있었던 것으로 추측됐다.

지출항목 가운데는 내구재 구입비와 주거비 지출을 가장 많이 줄일 것으로 예상해 당분간 경기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려움을 암시했다.

자산관리방안과 관련한 △예금/적금 △부동산투자 △주식펀드 △가상화폐 등 4개 항목은 모두 큰 변화를 보였다.

△예금/적금 △주식펀드에 대해서는 ‘권유하겠다’가 줄어든 반면 △부동산투자△가상화폐에 대해서는 반대현상을 보였다.

특히 부동산투자를 권유하겠다는 응답 지수는 1분기 80.2에서 계속 상승해 4분기 95.9로 15.7p나 증가해 모든 지수 중 가장 큰 변동 폭을 보였다.

반면 ‘예금/적금을 권하겠다’는 응답 지수는 같은 기간 129.3에서 118.6으로 10.7p, 주식/펀드 권유 의향 또한 8.2p나 감소했다.

소비자동향연구소는 이 같은 변화에 대해 “지난해부터 최저임금이 큰 폭으로 인상되고, 올해 주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되는 등 소득주도성장과 워라밸(일과 여가생활의 균형)을 목표로 하는 정부 경제노동 정책이 기대했던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특히 일자리가 늘었지만 질 좋은 고용이라 하기 어렵고, 현금성 복지 예산을 쏟아부어도 소비로 이어지지 않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또 “디플레이션 우려와 아파트값 상승으로 소비자 심리가 불안해지면 소비 위축으로 이어져 경기 선순환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거시경제 지표도 중요하지만 소비자가 체감하는 경제의 흐름을 조기에 정확히 파악할 때 기회도 잡고 리스크도 피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한편 이번 조사의 자료는 지난 1월 부터 매주 1000명씩을 대상으로 5개 영역 20여 개 항목에 대한 조사 결과를 토대로 분석한 것이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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