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음과 함께 검은 연기…쇳조각 등 파편 날아올라
소방당국 대응 1단계 발령…이순신대교도 한때 통제
폐열 발전 장비 시운전 중 폭발한 듯…경찰·노동부 조사 착수

24일 오후 전남 광양시 이순신대교에 인근 포스코 광양제철소 폭발 사고로 날아온 쇳덩이가 철제 난간과 부딪힌 뒤 도로에 떨어져 있다. 연합
24일 오후 1시 14분께 전남 광양시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

폭발은 제강공장 옆 페로망간(FeMn) 야드에서 5분 차이를 두고 2차례 발생했으며 폭음과 함께 검은 연기가 순식간에 치솟았다.

이 사고로 현장에서 일하던 공장 직원 A(54)씨 등 5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어 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현장을 통제하고 사고 원인 조사에 나섰다.

◇ ‘펑펑’ 굉음과 함께 검은 연기 치솟아…“전쟁터 방불”

폭발 사고가 발생한 공장은 이순신대교로부터 직선거리로 불과 50여m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이순신 대교를 지나던 차량의 블랙박스에 찍힌 사고 당시 영상에는 ‘펑’하는 폭발음과 함께 파편이 포물선을 그리며 떨어지는 모습이 찍혀 있다.

직경 1m 크기의 둥근 쇳덩이가 날아가 이순신 대교 철제 난간을 찌그러뜨리는 등 위험천만한 순간이 발생하기도 했다.

500여m 떨어진 부두에 있던 주민 오희동(41)씨는 “엄청난 폭발음과 함께 진동이 느껴졌다”고 당시 상황을 묘사했다.

오씨는 최초 폭발이 있고 나서 주변에 있던 30여명이 모두 놀라 소리를 지를 정도로 또 한 차례 큰 폭발이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폭발 뒤에는 옆 공장으로 불이 번지는 모습도 목격됐다.

폭발 사고 현장과 200여m 떨어진 아파트는 물론, 4km 이상 떨어진 광양시청에서도 굉음에 건물이 울리거나 창문이 흔들렸다.

◇ 소방당국 대응 1단계 발령…이순신 대교도 일시 통제

불이 나자 포스코 측은 자체 소방대를 투입해 진화에 나섰다.

소방당국은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장비 펌프차 등 27대와 소방대원 173명 등 207명을 투입해 진화작업을 벌였다.

불은 오후 2시께 진화됐다.

소방당국은 한때 이순신 대교의 차량 출입을 통제했으며 공장 주변 주민들에게도 문자 메시지를 보내 ‘외출 자제’ 등 주의를 당부했다.

이순신 대교는 교통 통제가 해제돼 통행이 재개됐다.

24일 오후 전남 광양시 포스코 광양제철소 폭발 사고가 발생해 검은 연기가 나고 있다. 독자 제공
◇ 포스코 “시민에 심려 끼쳐 죄송”…재발 방지 약속

포스코는 폭발사고와 관련해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시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리게 된 점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이어 “명확한 사고 원인은 소방서 등 전문기관의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며 “사고의 원인을 철저히 파악해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폭발사고가 난 페로망간공장은 제철소 조업과 직접 관련이 없는 연구 설비로 다른 조업에는 영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포스코에 따르면 폭발사고는 최근 개발한 폐열 발전 축열 설비 연구과제를 수행하던 중 폭발과 함께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 측은 안전부서를 중심으로 자체적으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 경찰·노동부 사고원인 조사 착수…안전 수칙 준수 여부 조사

광양경찰서는 과학수사대 등 수사 인원을 폭발사고가 발생한 광양제철소 페로망간공장에 보내 현장을 통제하고 조사에 나섰다.

경찰은 포스코 시험연구소 연구원과 기술자들이 최근 개발한 발전 장비를 시운전하다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25일 오전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합동 감식을 벌여 사고 원인을 밝히기로 했다.

고용노동부 여수지청도 사고가 난 페로망간공장에 작업 중지 명령을 내리는 한편, 한국산업안전공단과 함께 사고 원인 조사에 들어갔다.

여수지청은 시험 운행 당시 안전 수칙을 지켰는지 여부와 재해 예방 조치를 했는지 등을 조사해 결과에 따라 감독 조치할 계획이다.

연합
연합 kb@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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